폭염 속 에어컨 불만 ‘폭주’… 냉방 고장·과도한 수리비에 불편 토로

에어컨 A/S 불만, 젖병 세척기 부품 파손 사례 다수 접수 신용카드 금융 사기 피해도 증가

2025-08-28     손혜경 기자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7월 에어컨 관련 소비자상담 건수가 전월 대비 122% 늘며 무더위 속 소비자의 불만이 급증했다. 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

“에어컨이 또 고장 나 수리센터에 전화를 걸었더니, 보증기간이 끝났다며 30만원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같은 문제가 작년에 발생했는데 그때도 부품을 교체했거든요. 너무 억울합니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8일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상담 동향 분석’에 따르면, 폭염이 이어진 지난달 소비자 불만 상담 1위를 차지한 품목은 ‘에어컨’이었습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7월 상담 건수는 총 62001건으로 집계돼 전월(51910건) 대비 19.4%(10091건) 늘었으며, 전년 동월(57222건)에 비해서도 8.4% 증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1월 44777건에서 7월 62001건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한 셈입니다. 

상담 증가폭이 두드러진 품목은 유아용식생활용품(933.3%·252건), 에어컨(122.0%·1192건), 아파트(91.5%·225건) 순이었습니다. 

유아용식생활용품의 경우 젖병 세척기 부품이 파손돼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소비자 제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불안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실제로 30만 원대 젖병 세척기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직접 테스트했더니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돼 환급을 요구했지만 업체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아파트 관련 상담은 계약 당시 안내받은 녹지 공간이 후에 상가 실외기 설치 공간으로 변경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분양 당시 조감도와 안내책자에는 녹지로 명시돼 있었으나 입주를 앞두고 변경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소비자는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며 구제를 요청했습니다. 

7월 상담 다발 품목 1위는 에어컨(2169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어 항공여객운송서비스(1457건), 헬스장(1331건), 이동전화서비스(1084건), 숙박시설(957건)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에어컨과 관련한 불만은 냉방 불량, 청소 이후 고장, 과도한 수리비 청구, 서비스 지연 등 주로 품질·A/S 문제였습니다. 특히 무더위 속에서 수리 지연이 길어지자 불편이 커졌다는 민원이 대거 접수됐습니다. 

항공권 상담은 여름 휴가철 취소 및 환불 갈등이 많았고, 헬스장은 대형 체인의 돌연 폐업으로 회원권 환불 피해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가장 많이 증가한 품목은 유아용식생활용품(+1892.9%·265건), 신용카드(+113.8%·347건), 에어컨(+106.8%·1120건)이었습니다. 

특히 신용카드 관련 상담은 ‘발급 사실이 없는 카드 배송’, ‘사칭 문자·스미싱’ 등 금융 사기와 연계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A씨는 지난달 카드 발급 안내 문자를 받고 배송 기사와 연결된 번호로 전화하자, 상대가 “전화번호가 도용됐다”며 원격 접속을 요구해 사기를 의심하고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티메프 사태'로 지난해 급증했던 신유형상품권(-74.8%), 국외여행(-73.5%), 숙박시설(-38.0%)은 일시적 특수를 벗어나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상담 사유를 보면 품질·A/S 관련 불만이 26.6%, 계약해제·위약금이 22.6%, 계약불이행이 14.1%를 차지했습니다. 판매 형태는 일반판매(40.8%), 온라인거래(34.4%), 방문판매(3.9%) 순이었습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거래내역과 증빙자료를 챙겨 1372소비자상담센터 또는 소비자24를 통해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업체가 폐업하거나 연락이 두절된 경우 합의권고 절차로는 해결이 어려우므로 조기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