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이 과장된 피해의식? 한국 여성 임금 29% 격차
OECD 최악 수준 성별 불평등 여전… 여성 저임금 근로자 남성의 2배 5년간 4.8%포인트 개선됐지만 여전히 최하위
[뉴스클레임]
성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여성들의 불평등 주장을 과장된 피해의식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냉정한 통계가 말하는 현실은 달랐다. 2024년 한국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29%나 낮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우리 사회의 성별 임금 불평등이 단순한 감정론이 아닌 엄연한 사실임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종숙)은 29일 2025년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성별 임금 격차 관련 성인지 통계 주요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우리나라 여성은 남성보다 월평균 약 29.0% 적은 임금을 받고 있어,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로 확인됐다.
OECD 회원국과 비교 가능한 2023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월평균 임금이 29.3% 낮았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성별 임금격차인 11.3%의 약 2.6배 수준이다. 2위를 기록한 일본(22.0%)과도 7.3%포인트의 큰 차이를 보이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임금 격차가 20%를 넘는 국가는 찾아볼 수 없다.
2024년 기준 주요국 성별 임금격차를 보면 호주 10.7%, 캐나다 16.5%, 스웨덴 7.5% 등으로 한국과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는 2018년 34.1%에서 2023년 29.3%로 줄어들며 5년간 4.8%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평균 임금격차가 1.7%포인트 줄어드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더 큰 폭의 개선을 보인 것.
최근 5년간(2019~2024) 변화를 살펴보면,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2019년 32.5%에서 2024년 29.0%로 3.5%포인트 개선됐다. 하지만 이같은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임금 격차와 함께 주목할 부분은 저임금 근로자 비율이다. 2024년 우리나라의 저임금근로자 비율은 여성 23.8%, 남성 11.1%로 나타나, 여성 근로자가 저임금 노동에 두 배 이상 더 많이 종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임금근로자는 시간당 임금 기준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의 임금을 받는 전일제 근로자를 의미한다. OECD 회원국 평균과 비교 가능한 2023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여성 저임금근로자 비율은 24.5%로 남성(10.9%)보다 13.6%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여성 저임금근로자 비율인 17.2%보다도 7.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반면 남성 저임금근로자 비율은 OECD 평균(11.5%)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 저임금 노동 문제가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최근 5년간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 감소 폭이 OECD 회원국 평균보다 크다는 점은 의미 있는 변화"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큰 국가인 만큼 여성 고용의 질적 개선과 성평등한 노동시장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 ▲성평등한 노동시장 구축 ▲여성 고용의 질적 향상 ▲여성의 경력 유지 ▲임금 투명성 제고 노력 등을 통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