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훈 칼럼] 윤석열 CCTV 뉴스를 보고…

2025-09-01     송기훈 편집위원
뉴스클레임 DB

국회 법사위원들의 증언과 CCTV 기록이 뉴스로 공개 된 오늘,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영상 소식은 충격을 넘어 구역질을 유발한다. 

"내가 검사 27년 했는데, 합법이면 자발적으로 안 나가겠어요?" 이 한마디는 그가 평생을 바쳤다고 떠벌렸던 '법치'가 얼마나 가소로운 허울이었는지를 증명한다.

그는 법을 잘 아는 것이 곧 법 위에 군림하는 특권이라 착각했다. "내가 검사 27년 했어, 난 미결수야!"라는 그의 외침은 법적 지식을 악용해 교묘히 책임을 회피하려는, 지극히 비열하고 비겁한 행태다. '최순실도 스스로 나왔다'는 말을 굳이 꺼내며 자신은 다르다고 항변했지만, 그의 모습은 최순실보다도 추했다. 최순실은 적어도 법의 집행을 방해하려 온갖 궤변과 꼼수를 늘어놓지는 않았다.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당연한 원칙을, 자신에게는 예외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믿는 오만함. 이것이 바로 윤석열의 맨얼굴이다. 그는 국민을 계몽하는 척하며 법과 정의를 논했지만, 정작 자신의 혐의 앞에서는 속옷 차림으로 바닥에 드러눕는, 품격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천박한 민낯을 드러냈다.

전직 대통령은 국민의 얼굴이자 국격을 상징한다. 그런데 그가 보인 행동은 마치 떼쓰는 아이와 다를 바 없었다. "내 몸에 손 하나 까딱 못 해"라고 소리치며 의자를 붙잡고 버티는 모습, 수많은 교도관들이 달려들어도 꼼짝하지 않으려는 그 집요함은 비참하기 그지없다.

결국 그는 권력의 칼을 휘두르다 그 칼에 찔려 나자빠진 비극적인 광대의 모습이었다. 윤석열은 자신의 행동으로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무덤을 스스로 팠다. 국민들은 이제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법'과 '원칙'이라는 단어를 조롱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는 체포 과정에서 "공직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한테 이런 것 시켜서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자신을 체포하려 온 공무원들의 처지를 걱정하는 척하며, 동시에 그들을 압박하려는 교활한 계산이 깔린 발언이었다. 그러나 그의 말과 달리, 그 순간 가장 비참했던 것은 법과 원칙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려 했던 공무원들이었다. 그들은 한때 존경받아야 할 전직 대통령의 비굴하고 추악한 모습 앞에서 직업적 회의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전직 대통령의 몰락을 넘어, 우리 사회의 법치주의가 얼마나 허약한지를 보여주는 적나라한 증거다. 윤석열은 법률 전문가로서, 그리고 최고 권력자로서 그 누구보다 법을 존중하고 수호해야 할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법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삼았고, 자신의 뜻에 맞지 않을 때는 무력으로라도 거부하려 했다.

이제 윤석열이라는 이름은 '법치'라는 단어와 함께 위선과 조롱의 상징으로 기억될 것이다. 그가 뱉어낸 모든 말들은 허공에 흩어진 먼지처럼 무의미해졌고, 그가 주장했던 모든 정의는 그의 속옷 차림만큼이나 초라해졌다. 그에게 남은 것은 비참한 몰락과 싸늘한 시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