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투쟁 600일… 지혜복 교사 "공익제보자지위 인정, 부당해임 철회"
서울시교육청 앞 기자회견… “공익제보자 탄압 중단하라” 지혜복 “연대의 힘으로 끝까지 싸운다”
[뉴스클레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600일 가까이 농성을 이어온 지혜복 교사가 3일 다시 교육청 책임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A학교 성폭력 사안 해결과 공익제보자 보호를 요구하는 공동대책위원회(이하 A공대위)는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교육청이 부당한 전보와 해임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지혜복 교사를 공익제보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공대위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권고문을 인용하며 교육청의 책임 회피를 비판했다. 권고문에는 2023년 A학교에서 성폭력 사건과 2차 피해가 발생했음이 명시돼 있었고, 이를 제보한 지혜복 교사의 요청이 적격하다고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공익제보 사실을 인정하기는커녕 지 교사에게 보복성 전보와 해임을 강행했으며 형사고발까지 자행했다.
이들은 “교육청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하기 위해 오히려 피해를 외면하고 제보자를 탄압하는 행정폭력에 나섰다”며 “정근식 교육감은 학부모 면담조차 회피하며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지혜복 교사는 이날 발언에서 지난 600일간의 시간을 ‘함께 걸어온 투쟁’으로 회상하며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지혜복 교사는 “어느덧 투쟁 600일이라는 숫자가 다가왔다. A학교 피해학생들이 자신들의 신고 행위를 후회하며 좌절하고 심각한 2차 가해로 두려움에 떠는 것을 지켜보며 8개월 동안 교육청과 싸워 권고조치까지 이끌어냈는데도 제가 다른 학교로 쫓겨났을 때 비통한 심정으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엔 혼자 걷기 시작한 줄 알았는데 옆을 돌아보니 어느새 동지들이 나란히 함께 걸어주고 있었다. 멀리서 지지하는 연대 동지들도 날마다 늘어나면서 600일을 맞이한 지금 온갖 감회가 밀려온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교육당국을 향해 뼈아픈 비판도 이어갔다. 지혜복 교사는 “600일 이전부터 A학교 학생들과 저, 연대 동지들은 국가기관의 제도적 폭력을 온몸으로 처절하게 겪었다"며 "600일이 되도록 사안을 해결하지 않고 결국 피해를 외면한 교육감과 교육청, 학교 관리자들을 강력히 규탄한다. 철저하게 그 책임을 물을 것이며 더 큰 투쟁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가 차가운 눈비를 맞으며 광장에서 바랐던 세상은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국가기구는 성차별 구조를 유지하며 폭력과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면서 "결국 우리의 힘으로 평등한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