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분 만에 산불 번지듯"… 멀티탭 화재 위험, 경고음 울리다

최근 5년간 멀티탭·콘센트 안전사고 387건 접수, 절반가량 어린이 피해 소비자원 ‘문어발식 연결 금지’ 당부

2025-09-04     손혜경 기자
필수 가전의 범위 확대로 가정 내 전력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멀티탭·콘센트· 플러그의 과부하 등으로 인한 화재 및 화상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

거실에서 4살 아이가 호기심에 젓가락을 멀티탭 구멍에 꽂은 뒤 감전돼 손에 심한 화상을 입었습니다. 또 다른 가정에서는 28세 성인이 여러 전자기기를 한 멀티탭에 연결한 채 사용하다가 스파크가 튀고 연기가 치솟는 급박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한 30대 남성은 콘센트의 여러 가전제품 연결로 과부하가 발생하면서 화재에 휘말려 일산화탄소 중독 증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기용품이지만, 조금만 부주의해도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협을 줍니다.

4일 한국소비자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멀티탭, 콘센트, 플러그와 관련된 안전사고 신고가 총 387건 접수됐으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소비자원 분석 결과, 안전사고 중 44.7%가 감전, 누전, 합선 등 전기적 문제와 연관됐습니다. 25.1%는 과열이나 화재로 인한 피해였습니다. 여기에 물리적 충격과 제품 파손까지 더할 경우, 약 70%가 전기 결함과 화재 위험에서 비롯된 사고입니다. 

소방청 자료에서는 같은 기간 멀티탭 및 콘센트 관련 화재 발생이 3720건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여름과 가을 냉난방기 사용 급증기에 사고가 집중됐습니다.

전체 사고 중 84.6%가 주택에서 발생했습니다. 특히 10세 미만 어린이 피해가 절반 가까운 48.1%를 차지했습니다. 사고 유형은 화상이 48.3%로 가장 많으며, 피부 및 전신 손상 사례도 상당수를 차지했습니다.

소비자원은 멀티탭과 전원 플러그를 사용할 때 문어발식 연결과 접촉 불량을 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또한 습기가 많은 장소에서는 감전과 화재 위험이 더 커지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무엇보다 화장실처럼 물기가 많은 공간에서는 전기제품이나 플러그가 물에 닿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젖은 손으로 전기기기를 만지는 것 역시 금지해야 합니다. 만약 플러그나 전선이 물에 잠기거나 훼손된 경우라면 즉시 전문가의 점검과 수리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원 플러그는 콘센트에 완전히 꽂아 접촉 불량이 없도록 해야 하고, 전선이 무거운 물건 밑에 깔리거나 꺾여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평소 관리가 필요합니다. 또 여러 제품을 한 멀티탭에 동시에 연결하는 문어발식 사용은 화재 발생 가능성을 크게 높이므로 삼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