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아이 서울 유’ 택시
[뉴스클레임] 서울이 4년 연속으로 글로벌 MZ 세대에게 가장 사랑받는 도시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2위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3위는 홍콩, 4위는 영국 런던이라고 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은 그 이유로 K-문화의 글로벌 확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 매력, 스마트 관광 인프라 등을 꼽았다고 했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른바 ‘케데헌 열풍’으로 서울의 명소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에 등장한 호랑이가 새겨진 한복이나, 갓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외국인들은 서울시의 ‘브랜드 슬로건’인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도 눈여겨볼 것이다. 서울 시내를 달리는 택시의 ’택시등‘에도 ’서울, 마이 소울’이 들어 있다,
‘서울, 마이 소울’은 ‘서울은 나의 영혼, 또는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도시’라는 뜻이라고 했다. 서울과 소울의 발음이 비슷한 점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했다.
알다시피, 과거 이명박 시장 당시 서울을 상징하는 브랜드는 ‘하이 서울(Hi Seoul)’이었다. 박원순 시장 때는‘아이 서울 유(I Seoul U)’였다.
‘하이 서울’은 영어의 인사말인 ‘Hi’가 친근감이 있고, 높다는 뜻의 ‘High’와 발음이 닮아서 대한민국의 수도를 넘어 세계의 도시와 경쟁하는 서울의 비전을 담았다고 했다. 그래서 이해하기는 쉬웠지만, ‘철학’이 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아이 서울 유’는 ‘너와 나의 서울’이라는 뜻이라고 했지만, ‘콩글리시’라는 지적이었다. ‘나는 너를 서울힌다’로 희한하게 번역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채택 과정에서 ‘I.SEOUL.YOU’라고 했다가 ‘I·SEOUL·YOU’로 마침표를 가운뎃점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랬다가 오세훈 현 시장 체제가 되면서 또 바뀌고 있었다. 시장이 바뀌면 슬로건도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로 오 시장의 첫 임기 때에는 ‘소울 오브 아시아(Soul of Asia)’로 바꾸기도 했다. 오 시장은 서울의 브랜드를 2번 바꾼 시장인 셈이다.
오 시장의 임기가 끝나면 다음 서울시장이 또 고칠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돈’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디자인하는데 돈이 들고, 조형물을 세우는데에도 돈이 들 수밖에 없다. 그 돈은 서울시장의 ‘개인 돈’일 수 없다. 당연히 시민이 ‘바친’ 세금이다.
시민들의 삶과도 무관할 수밖에 없다. ‘서울, 마이 소울’ 덕분에 먹고살기 좋아졌다는 시민은 +아마도 ‘별로’다. 있다면, 디자인에 응모하고 조형물을 제작한 업체 정도였을 것이다.
그런데, 오 시장의 ‘서울, 마이 소울’은 전임 박 시장의 ‘아이 서울 유’를 완전히 밀어내지 못한 모양이다. ‘I·SEOUL·YOU’가 선명한 택시가 아직도 서울 시내를 달리고 있는 게 그렇다. 서울의 한 공원 앞에 주차된 택시의 ‘택시등’<사진>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서울 시민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있을 수 없을 ‘택시등’이다. 그러나 택시를 이용해서 관광하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의아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택시의 택시등은 ‘Seoul, my soul’인데, 또 어떤 택시는 ‘I·SEOUL·YOU’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