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노동자 총파업 돌입 "죽음의 연속야간노동 끝내겠다"

인천공항 포함 전국 14개 공항서 동시 파업 선언 합의 불이행·저임금 구조 개선 요구

2025-09-09     김동길 기자
9일 오선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진행된 '전국공항노동자 파업 선포 기자회견'. 사진=공공운수노조

[뉴스클레임]

전국 주요 공항 노동자들이 연속야간노동과 불공정 계약 구조를 문제 삼으며 총파업에 나섰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인 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이들은 “안전한 일터와 공항을 만들기 위한 파업”이라고 강조하며 교대제 개편과 인력 충원, 낙찰률 임의 적용 폐지 등을 요구했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이미 수년 전 합의가 이뤄졌지만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다. 지난 2022년 파업에서 합의한 4조2교대제 전환과 인천공항 확장에 맞춘 인력 충원, 2024년 파업 당시 확인된 필요 인력 보강 등이 모두 불이행으로 남아 있다는 것. 현재 시행되는 3조2교대제는 장시간 연속야간노동을 강제해 산업재해와 뇌심혈관 질환, 난임·유산 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도 불구하고 모회사와 자회사는 여러 차례의 교섭에서 차일피일 약속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또한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회사를 상대로 수의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여전히 92% 낙찰률을 강제 적용해 저임금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휴가와 질병 등으로 인한 결원이 발생할 경우 노무비를 환수해 가는 관행도 유지되고 있어 인력 충원보다 노동자의 과중한 업무를 강요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날 인천공항지역지부 소형은 사무처장은 인천국제공항이 상반기 여객 실적에서 개항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스스로 홍보하지만, 그 성과의 뒤에는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 악화와 희생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인천공항에서는 연이어 산재 사고와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3월 셔틀트레인 유지보수 노동자가 뇌출혈로 쓰러지고 같은 달 또 다른 노동자가 야간근무 준비 중 쓰러진 데 이어 같은 기간 20대 청년 노동자가 야간근무 중 추락사했다. 4월에는 터미널 내 공사 중 70대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고, 7월 서울지방항공청 소속 관제사가 사망했다. 8월에도 화물청사 직원이 작업 중 숨졌으며 말일에는 자회사 소속 직원이 야간근무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조는 이 같은 사고들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소형은 사무처자은 “2007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직원들은 건강권 보장을 이유로 이미 연속 야간근무를 중단하고 4조2교대제를 도입했지만, 자회사 노동자들은 여전히 같은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심각한 차별을 지적했다. 

또 정규직 전환 당시 합의했던 교대제 개편 약속을 공사가 어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현장 노동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공항에서 시민의 안전도 지켜질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올해 파업이 단순한 경고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현실을 바꿔내는 투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와 모회사가 공항의 안전을 위한 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전국의 공항노동자들은 더 큰 단결과 파업투쟁으로 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