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74명, 당선 후 주식 보유액 크게 늘어

주식 매각·백지신탁 실효성 낮아 경실련 “국회 윤리조사국 설치로 이해충돌 강화해야”

2025-09-09     박명규 기자
경실련은 9일 ‘22대 국회의원 주식보유 및 매각·백지신탁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 분석 결과를 밝혔다. 사진=경실련

[뉴스클레임]

22대 국회의원 다수의 증권 재산이 당선 이후 오히려 불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현행 제도가 유명무실하다”며 주식 매매내역 신고·공개제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9일 ‘22대 국회의원 주식보유 및 매각·백지신탁 실태조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재산신고 내역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의원 299명 가운데 166명이 증권을 보유했으며, 총액은 2008억6737만원으로 집계됐다. 인당 평균 보유액은 12억1004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3월 후보자 등록 당시 149명이 2575억4886만원(인당 평균 17억2852만원)을 신고했던 것과 비교해 규모는 줄었지만 개인별 보유 내역을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조사에서 특히 주목된 점은 당선 이후 증권 자산이 증가한 의원이 74명이나 됐다는 사실이다. 감소세로 보이는 평균 수치와 달리, 상당수 의원은 오히려 주식 매입을 늘리거나 재산 평가액 상승 효과로 신고금액이 커졌다. 경실련은 “추가 매입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은 2024년 3월 기준 4억7621만원이던 주식 보유액이 2025년 3월에는 10억7925만원으로 무려 6억3045만원 늘었다. 같은 당 이헌승 의원도 11억4491만원에서 16억4545만원으로 증가해 5억54만원 상승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2억5579만원에서 5억8398만원으로 불어나 3억78407만원 증가하면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 밖에도 한민수 의원은 당선 전 주식이 없었으나 2억3618만원 규모를 새로 신고했고, 최민희 의원은 2억1664만원 늘어난 8억4173만원을 기록했다. 곽규택 의원은 약 2억1000만원, 소병훈 의원은 1억1824만원, 서미화 의원은 7400만원 이상 주식 재산이 증가했다. 이들 상당수는 바이오·IT·플랫폼 종목 또는 해외 대형주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파악돼 이해충돌 가능성이 배제되기 어렵다.

반면 전체적으로 보면 당선 이후 국회의원들의 증권 자산은 감소했다. 이는 일부 고액 주식을 백지신탁하거나 매각하면서 단순 총액은 줄었지만, 주식 보유자 수는 149명에서 166명으로 오히려 많아졌다. 경실련은 이를 “소액 보유자는 늘고 고액 주식은 부분 정리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매각 및 백지신탁 제도의 실효성은 낮은 수준이었다. 조사 결과 2024년 6월부터 2025년 8월 말까지 매각·백지신탁을 신고한 의원은 총 40명에 불과했으며, 전체 증권 보유 신고액 대비 처분 금액은 6.7% 수준에 머물렀다. 나머지 보유 주식의 직무관련성을 검증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도 드러났다.

경실련은 “주식 거래내역 신고제 도입, 국회 공직자윤리위 미공개정보 이용 주식매매 심사 강화와 국회의장 직접 점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직무관련성 심사 기준 공개, 국회 윤리조사국 설치 등 4대 개선 과제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대선 공약인 ‘주식 거래내역 신고·공개제’를 조속히 입법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