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전직’ 대통령 건강 ‘국가기밀’ 될까
[뉴스클레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흔적 지우기’가 화제였다.
여성 수행원은 김 위원장이 사용했던 컵을 ‘빠르게’ 치웠고, 남성 수행원은 김 위원장이 앉았던 의자와 주변 가구 등을 깨끗하게 닦아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피웠던 담배꽁초도 모두 수거하고, 전용 열차에는 ‘전용 화장설’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도 있었다.
‘생체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침 한 방울’로도 건강상태를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는 오늘날의 과학이기 때문이다.
국가지도자의 건강은 그대로 ‘정보’로 쌓일 수 있다. 정보가 많아지면 정책 스타일도 미루어서 짐작할 수 있다. 그 국가의 정치일정 등도 점칠 수 있다. 그래서 지도자의 건강상태는 ‘국가기밀’로 분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이 자신의 건강이 나쁘다는 사실을 털어놓은 ‘과거사’도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다. 2006년 국무회의에서 “속이 아프다”며 “이 정부가 끝날 때까지 속앓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 게 그대로 보도되고 있었다.
노 대통령은 “잠이 잘 안 온다”, “잠 못 이루는 청와대의 밤도 있다”고 하기도 했다.
이해찬 당시 총리는 “노 대통령은 골프를 한번 치고 나면 허리통증이 2주 동안 가는 모양”이라며 “디스크 수술이 깨끗하게 되지 않아 회의 석상에서도 1시간 이상 앉아 있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었다. 깜짝 놀란 청와대가 부랴부랴 해명에 나서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는 본인이 아닌 청와대가 건강상태를 공개하기도 했다.
2015년, 중남미 4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해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만성 피로 때문에 생긴 위경련으로 인한 복통과 인두염에 의한 미열 등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 TV에 출연, “선거 때만 해도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잠도 잘 잤는데, 당선되고 나서 숙면이 잘되지 않는다”고 했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고독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하기도 했다.
북쪽 같았으면 아마도 비상이 걸렸을 ‘정보’ 노출이었을 것이다.
그랬던 윤 대통령의 건강은 ‘파면 이후’에도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석 달째 안과 시술을 받지 못해 실명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심장혈관 및 경동맥 협착 문제, 자율신경계 손상으로 인한 체온조절 장애도 우려되고 있다”고도 했다. “일반인보다 간 수치가 5배 높다”며 석방을 요청하기도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병이 ‘엄청’ 많았다. 그래서인지 재판에 8번이나 ‘연속 불출석’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김건희 여사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외래 진료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저혈압 증상 때문에 어지러워서 쓰러지는 등 ‘전실신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전실신은 뇌 혈류량이 줄어들며 어지럼증이 생기고 시야가 깜깜해지는 증상이라고 한다.
전직 대통령 부부가 나란히 구속되면서 ‘나라 망신’이더니, 건강도 함께 나빠진 것 같았다.
그렇더라도 이런 사실이 ‘정보’로 주목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 이상 ‘현직’이 아닌 ‘전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