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칼럼] 우리는 트럼프와 달라야 한다

-영어강사 전수조사 맞불, 노동권·인권 보장은 우리 사회의 선택 -“모든 노동자는 하나”…차별·인권침해 대응은 연대와 보편권 존중이어야

2025-09-12     조규봉 기자
뉴스클레임 DB

트럼프의 무자비한 이주노동자 단속에 맞서 우리도 똑같이 미국인 영어강사 전수조사를 하자는 발언이 국회에서 나왔다. 김준형 의원은 “우리도 맞불을 놓자”며 이주노동자를 타깃으로 삼았고 외교부 장관마저 “결기 있는 대응”이라는 표현으로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트럼프식 ‘괴물 사냥’에 대응하다 괴물이 될 뿐이다.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보복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가치와 시대정신에 위배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조차 추방 강화를 앞세우며 자국 근로자 보호를 명분 삼지만, 현지에서 단순한 이민 통제책은 산업·사회 모두에 심각한 부작용을 남겼다. 트럼프의 과격한 단속 정책은 노동력 부족과 인권침해, 사회적 갈등만 키웠다는 국제 보고서도 다수다.

한국의 해법은 달라야 한다. 민주노총에는 원어민강사도 노조로 활동하며 ‘노동자는 하나’라는 슬로건을 내건다. 정부 역시 최근 “차별 없는 노동권 신장이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며 외국인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 실질적 인권보호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이 추구할 길은 노동권·인권 보장으로 트럼프식 과잉단속에 ‘어퍼컷’을 날리는 길이다.

이주노동자를 적대적으로 겨냥하기보다, 그들의 권리와 연대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라는 현장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장에는 원어민강사노조 깃발도 자주 보이고, 많은 노동자 단체가 “모든 노동자는 평등하다”고 함께 외친다. 지금 한국이 진짜 보여줄 결기는, 괴물과 싸워도 괴물이 되지 않는 ‘다른 길’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