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결됐대!” 7년의 기다림 끝에 학부모들 얼싸안고 환호 눈물
-서울 성동구 장애학생 위한 특수학교 ‘성진학교’ 설립 확정 -무릎 꿇고 호소한 장애인 학부모들, 눈물과 환호 속에서 학교 설립 결실…편견과 싸워 결국 이뤄내다!
서울 성동구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성진학교’가 오는 2029년 3월 문을 열게 된다.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성진학교 설립안이 최종 가결되자, 현장에 모인 장애인 학부모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환호했다. 7년간의 고비와 지역사회 반발, 정치권 갈등 속에, “우리 아이들을 위해 학교 한 곳만 지어달라”며 무릎 꿇고 호소했던 부모들의 희생과 목소리가 결국 결실을 맺은 것이다.
“가결됐대!” 12일 서울시의회 별관 앞, 김남연 서울장애인부모연대 회장과 학부모들은 안도의 환호와 함께 울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힘들게 학교 (설립안을) 통과시켜서 굉장히 기쁩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것 같아요. 학교를 못 보내는 부모 심정은….”
현장 집회에 모인 부모 150여 명은 “대한민국에서 특수학교 설립 자체가 이슈가 될 줄 몰랐다”며, “학교 하나 지으려 무릎 꿇고 매달려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서럽다”고 토로했다.
학부모회장 노민정 씨는 “여러분은 자신의 동네에 아이가 다닐 학교가 없다는 걸 상상해본 적 있습니까?”라는 목소리로, 일상적인 교육권조차 보장되지 못하는 장애 학생 가족의 아픔을 전했다.
성진학교는 성수공고 폐교 부지(1만3800㎡ 중 8000㎡)에 초·중·고·전공과 등 22학급, 136명 수용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지금까지 서울 동북권 장애학생들은 인근에 특수학교가 없어 1시간 넘는 장거리 통학을 감내해야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학교가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주장이 반복됐고, 지역 정치인들은 “더 좋은 고등학교를 지어라”며 설립에 반대해왔다. 그때마다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을 살려달라”며 시의회 앞에서 무릎 꿇고 학교 설립을 호소했다.
현장 집회에 참석한 김소희 서울장애인부모연대 강동지회장은 “왜 장애인 학교를 지을 때마다 주민들끼리 싸워야 하냐”며 눈물 섞인 목소리를 전했다.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장 이은선 씨 역시 “특수학교 신설이 매번 이슈가 되는 현실이 부끄럽다. 정치권은 이제 갈라치기 그만하고 약자를 위한 교육권 보장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본회의 통과 직후 “소중한 우리 학생들이 차별 없는 환대의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2029년 3월 개교에 맞춰 설립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실제로 문을 열 때까지, 절대 관심과 연대를 끊지 않겠다”며 앞으로 남은 과제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