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진 한 장이 드러낸 분열과 낙인
[뉴스클레임]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활짝 웃는 사진을 공개했다. 결과는 뻔했다. 당내에선 “기회주의 작태”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당원 게시판에는 “수박 정모” “배신자”란 원색적 조롱이 넘쳤다. 대선 당시 김문수 후보 지지, 당과의 갈등, 복당 논란까지, 이낙연의 정치적 궤적은 선명하다. 굳이 사진을 공개한 순간, 명절 예방은 곧 정치적 메시지가 돼버렸다. 정치인은 자신의 행보가 내는 파장부터 직시해야 한다.
하지만 도를 넘은 매도와 낙인은 민주주의의 자살행위다. 지도급 정치인 만남을 무조건 악의로만 몰고, 인신공격과 배척이 난무한다면, 그 정당에 미래는 없다. 다수의 비난이 쏟아졌으나 “은퇴한 대통령과 총리가 추석 인사차 만난 일까지 정치적으로 해석해야 하느냐”는 친문계 의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 비판은 필요하다. 그러나 조롱·낙인·배척이 당을 집어삼키는 순간, 정치의 본질도 증발한다.
실상 민주당의 내재된 갈등은 사진 한 장으로 폭발했다. 당 지도부·중진·당원 누구도 자기 정치만 앞세운 채, 공동체와 통합을 외면했다. 이낙연은 자기 정치의 책임을 져야 하고, 비판하는 측도 비난의 방식과 정도를 돌아봐야 한다. 분열의 늪에서 벗어나려면, 다양성·포용·절제가 민주정치의 뿌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치란 ‘누구를 배제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품을 것인가’의 싸움이다. 사리사욕과 진영논리에 함몰된 정치에 남는 것은 불신과 혐오뿐이다. 민주당은 이제 분열과 낙인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 국민은 신뢰와 품격을 보장하는 정당만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