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제갈량이 주식투자를 한다면?

2025-09-17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삼국지의 제갈량은 탁월한 전략가였다. ‘맨주먹으로 라이벌인 사마의의 대군을 물리쳤을 정도다. 유명한 공성계(空城計)’가 그랬다.

알다시피, 공성계는 제갈량이 지키는 서성(西城)을 사마의가 공격하자, 성을 비워버린 전략이다. 제갈량이 공성계를 쓴 이유는 서성이 전략적 요충지였기 때문이다. 서성을 잃으면 전쟁의 주도권을 빼앗길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 제갈량은 성 위에 올라가서 태연한 척 악기를 뜯으며 공성계를 폈다. 곡조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졌다면 사마의가 곧바로 눈치챘을 것이다.

그랬으니 공성계는 제갈량의 목숨을 건 작전이었다. 그런데도 제갈량은 냉정했다. 사마의는 그 전략에 넘어가 군사를 40리나 후퇴시켰다,

공성계는 허실전법이다. ‘손자병법은 허실전법을 이렇게 논하고 있다.

거짓으로 위장해서 적을 유인하는 용병술이 극치에 이르면 아무런 흔적도 드러나지 않게 할 수 있다. 적이 구원할 수 없는 곳으로 출병하고 적이 예상하지 못하는 곳을 공격한다.”

그러나 병법 전문가들은 제갈량의 공성계를 위험한 전략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실전법은 속에 이 있어야 하는데, 제갈량은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성이 사실상 비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사마의가 속지 않았더라면 그대로 빼앗기고 말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인지, ‘천하의 제갈량도 공성계는 한 번밖에 써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제갈량이 오늘날 대한민국에 환생해서 주식투자를 하면 어떨까.

냉철한 전략가답게 승산은 높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력이다. 제갈량의 재산은 뽕나무 800그루와 밭 15이 전부였다. “자식들의 의()와 식() 걱정은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돈 놓고 돈 먹는주식판에서 투자 원금이 적으면 큰돈을 챙기기는 아마도 어려울 것이다.

물론 신용으로 투자할 수는 있다. 그럴 경우, ‘보다 큰돈을 만들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래도 한계가 있다. 상환 부담 때문이다.

신용으로 빌린 돈의 이자를 생각하면 느긋한 투자는 힘들 수밖에 없을 노릇이다. 주특기인 냉정함이 흔들리면 판단력도 흐려질 수 있다. ‘단타 거래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까지 치솟으면서 신용융자 잔고도 크게 늘었다는 소식이다. 그 규모가 를 넘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42.31포인트, 1.24% 오른 3449.62를 나타냈다.

공매도도 따라서 증가했다고 한다. 주가가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도 적지 않아진 것이다.

최근의 주식값은 기업들의 영업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치솟고 있다. 영업실적이 단기간에 호전될 전망도 별로. 경제성장률은 0%대에 그치고, 미국의 관세 무기화라는 악재가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를 고려하면 과다한 신용거래는 자제하는 게 낫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투자 격언도 있다. 우리 증시에서는 주가가 폭락하면서 장기 침체 국면에 빠졌던 과거사가 여러 차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