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동산 불장, 이면엔 서울·수도권 공급절벽… 현장 불안에 집값 위기 고조

노동안전 종합대책, 공급 33% 급감 현실에 업계 위기감도… 실질적 안전·공급 균형이 대안

2025-09-18     김도희 기자
서울 마용성과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며 공급 위축과 규제 강화로 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다. 뉴스클레임DB

[뉴스클레임]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에서는 9월 둘째 주 들어 신고가가 잇따라 나오고 있으며, 성동구 금호동 '신금호파크자이' 전용면적 59㎡가 18억 1000만원(14층)에 거래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마포구에서도 '금호대우' 전용 114㎡가 21억원(9층)에 팔리며 실거래가가 경신됐다.

강남3구 역시 오름폭이 뚜렷하다. 9월 둘째 주 강남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일주일 새 0.15% 상승했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아파트' 119㎡가 41억원에 거래되는 등 역대 최고가 사례가 속출 중이다. 9월 중순 잠실리센츠 27㎡도 16억원에 거래되어 다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러한 거래 흐름은 서울 전체의 상승세를 견인해, 9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09~0.1% 오르는 등 상승폭을 키운 것으로 집계된다.

이처럼 마용성, 강남3구, 잠실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가격이 강하게 오르는 현상은 공급 위축, 안전규제 강화 등 시장 불안 요인이 복합적으로 집값 상승 압력을 극대화시키고 있어서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시장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 대책은 건설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 사망 사고 발생 시 해당 건설사에 3년간 외국인 고용을 제한하도록 했고, 다수 사망 시 사업면허 말소 및 영업정지 등 강력한 처벌이 가능해져 업계 전반에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정책 변화는 공급의 급감세와 맞물려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18일 부동산R114와 각종 통계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올해 대비 약 33% 감소될 것으로 집계된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올해보다 25% 수준이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분양 승인 및 착공실적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20% 가까이 줄었으며, 2027년 이후로는 역대 최저 수준의 공급절벽이 예상된다.

특히 중대재해 규제의 강화로 인해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인력난, 공사 지연, 비용 증가 등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장의 현실적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 한 번으로 전체 현장이 멈출 위험이 커졌다. 공급 축소와 사업중단이 겹치면 집값 상승세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간 건설사뿐 아니라 LH 등 공공기관도 새 제도에 따른 기관장 해임 리스크, 예산 급등 부담을 안게 되면서 정부의 공급 확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거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 규제 강화 대신 현장 안전 인력 확대, 숙련 외국인 근로자 확보 지원 등 현실적이고 단계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공급을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안전을 높일 수 있도록,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공사비 정상화, 공기 조정과 같은 정책적 유연성을 병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다. 

정부와 업계가 공급과 안전이라는 두 핵심 가치를 균형 있게 고려할 때만 시장의 신뢰 회복과 집값 안정이라는 본래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