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강르네상스인가, 시민 불편 가중하는 미완의 실험인가
2025-09-18 김주찬 기자
[뉴스클레임]
한강르네상스의 거창한 약속 아래 서울시가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오세훈 시장은 “한강의 역사가 한강버스 이전과 이후로 명확히 나뉜다”는 선언으로 힘을 실었지만, 시작부터 기습 폭우로 취항식조차 선박이 뜨지 못했던 날의 풍경이 힘 빠진 서울 행정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 그 시간 동안 시민들은 "지하철이 훨씬 빠르다"며 고개를 저었다. 출퇴근용으론 탑승객이 거의 없었고, 비라도 오면 이동의 안정성까지 사라진다. 선착장 접근성, 결항 우려까지 더해지면 ‘대중교통’이라는 명칭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서울시는 친환경 수상 대중교통과 관광·생활을 결합한 노선을 내세웠다. 환승 할인, 급행 노선 도입, 따릉이 대여소 확대 등 각종 대책을 추가했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정책 행사의 화려함이 시민 일상보다 앞선다”는 비판이 먼저 솟구쳤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예산이 수백억원 불어났고, 실질 검증 없는 일정 강행은 안전 불감증 논란까지 키웠다. 현장에선 “혈세만 낭비한 오세훈표 쇼”라는 날선 목소리도 쏟아졌다.
행정의 거대한 구상과 시민의 현실적 필요가 달라진 자리에서 한강버스는 오늘도 불편과 불신, 그리고 힘없는 기대 사이에 머물러 있다. 거창한 혁신보다 실질적 변화, 상징적 프로젝트보다 생활 속 체감이 절실하다는 시민의 날선 비판이 한강 한가운데 부딪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