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만원으로는 모자라다”… 긴 추석 연휴, 가계 부담 ‘최고조'

예산 증가폭 26%… 40대 부담감 최고 용돈·차례상비·선물비에 지출 초과 우려

2025-09-19     김승후 기자
올해 추석 연휴가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명절 지출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김승후 기자

[뉴스클레임]

다가오는 추석, 지갑은 더욱 조이고 마음은 무거워진다. 연휴가 길어질수록 장보기부터 선물, 용돈까지 가계가 감당해야 할 명절 예산이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는 체감이 쏟아진다.

소비자시민모임이 9월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2025 추석 연휴 예상 명절지출’ 설문자료에 따르면, 한 가구가 계획한 평균 예산은 71만2300원이다. 실제로 응답자의 40%가 “예산이 작년보다 늘었다”며 증가폭이 26%에 달한다고 답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이 들어간다”는 목소리는 62%를 넘었다.

구체적으로 부모님 용돈에 38만6100원, 차례상 준비에는 29만4600원, 선물비로는 14만8800원 등을 배정한 가정이 대부분이다. 특히 40대의 부담감이 71.1%로 가장 컸다. 

서울 도봉구에서 만난 김지현(43) 씨는 “올해는 차례상을 한 번 차리려 해도 소고기, 사과, 굴비 모두 두 세 품목씩 최소 5만원은 올랐다”며 혀를 찼다. 강서구 주부 이모(39) 씨는 “작년에도 명절 후 카드값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속상했는데, 올해는 연휴가 길어서 실제 체감 비용이 100만원 가까워질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조사에서도 명절예산이 ‘예상보다 많이 들어간다’는 답변이 62%, ‘연휴와 물가 영향’이 직접적 원인으로 꼽혔다. 또한 명절을 지내지 않는 가구에서도 평균 40만원대의 용돈과 생필품 구입비가 집계됐다. 선물비 역시 '가성비 실속'을 우선 고려한다고 했으나, 실질적으로 가까운 친지·직장·지인까지 감안할 때 체감 부담이 크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었다.

유통업계에선 대형 할인행사, 선물 예약전, 전통시장 소비 장려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한 ‘분산 지출’을 촉진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 최모(29) 씨는 “이벤트·프로모션이 많이 보이긴 하는데, 막상 필요한 품목은 할인 제외되거나 재고도 적었다”며 “가족 수에 맞춰 정육·과일로만 40만원 넘게 지출하게 됐다”고 전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효도비용이 명절 지출의 핵심이 되면서 '효도 인플레이션'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서, 긴 연휴에는 사전 예산 계획과 지출 우선순위를 정해 합리적인 소비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품목별 가격 비교와 할인 정보 활용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