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피아 리스크 추적] ①석유공사 내부평가의 블랙코미디

‘대왕고래’ 빈손 끝낸 동해탐사, 셀프 칭찬과 성과급 잔치

2025-09-22     김승후 기자
대규모 예산을 날리고도 최고 성과급을 챙긴 한국석유공사 동해탐사팀의 모순이 드러났다. 사진=석유공사

[뉴스클레임]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완벽한 실패로 결론났지만, 정작 한국석유공사 동해탐사팀은 사내 성과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는 사실이 10월 국정감사 시즌을 앞두고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한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2024년도 조직 성과 평가 결과’에 따른 것이다.

평가 분석 결과 예산 1200억원이 증발했는데도, 직원들은 성과급은 두둑하게 챙겼다.

사내 계량지표는 만점, 경영개선 평가점수도 전국 상위권이다. 그 결과, 실패의 책임자가 아니라 역대급 성과급 수상자로 기록된 황당한 셈법 앞에, 국민 분노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해프닝이 결코 우연이나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다.

석유공사는 사업 실패 여부와 무관하게 ‘평가 모드’에 따라 내부 점수만 채우면 성과가 정당화된다.

미국 용역업체의 기본 검증도 없이 사업권을 몰아준 데다, 경제성 없는 유전을 대통령까지 등장해 ‘희망’이라 치켜세웠지만, 결론은 빈손이었다. 

여기에 내부 팀과 본부 모두 A·S등급 잔치를 벌이고, 경영진은 300%가 넘는 성과급으로 마무리한다면, 이건 사업이 아니라 ‘셀프 보상’ 파티다.

이 구조적 허점은 공기업의 관피아 체계, 그리고 셀프 평가-셀프 보상 시스템이 빚어낸 전형적 병폐다.

사업 실패, 예산 낭비, 사장만 바뀌는 판에 내부 평가는 늘 “훌륭하다”로 귀결된다.

감시기관인 국회 상임위가 던지는 질문은 매년 똑같다.

“누구를 위한 성과급이냐?”, “진짜 국민 앞에만 책임을 지는 조직이 맞나?”라는 물음에, 올해 국감에서도 답변은 한결같을 것이다“ 내부 규정상 문제없다.”

문제없는 시스템에서 사회적 책임은, 끝내 실종된다. 고질적 예산 먹는 하마, 공기업 성과급 논란의 총체적 민낯이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