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킹은 롯데카드, 불신은 롯데그룹에?
2025-09-22 손혜경 기자
[뉴스클레임]
내 잘못 아닌데, 내 이름에 상처가 남는다.
해킹 일격에 960만 회원 중 297만 명의 민감정보가 무방비로 노출됐다. 그 파장은 단순히 카드사 개별 문제가 아니었다.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를 인수했으나, 카드에는 여전히 롯데라는 이름이 남았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롯데카드=롯데그룹”으로 연결했고, 사고가 터지자 불신과 분노는 롯데백화점, 마트, 호텔, 관광 등 전 계열사로 번졌다.
롯데그룹 입장에선 억울함이 깊게 남는다. 유통·식품·관광 등에서 신뢰 기반 매출이 줄고, 11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마저 전용카드 개인정보가 유출돼 혼란에 빠졌다. 법인카드·개인카드 변경과 업무 현장 불편까지 일상의 피해가 이어졌다. 그룹은 “회복이 힘든 유무형 타격”이라며 롯데카드에 강력 항의했다.
그러나, 소비자 오인에서 출발한 책임의 전가는 누구도 막지 못했다.
롯데카드 대표가 그룹과 고객에게 사과했지만, 이미 브랜드 신뢰와 실제 매출, 내부 혼란까지 복구할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이름값이 방패가 아닌 화살로 돌아온 현실. 롯데그룹도 이 사태의 억울한 피해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