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파란의 돌직구] 미국의 수탈에 분노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나!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는 논리는, 결국 돈이다. 그것도 약자를 죽여 수탈한 '돈'
1. 베른슈타인의 식민지 찬성 논리
유럽 제국주의의 중국 땅 점령에 대해 베른슈타인이 무슨 얘기를 하냐면, 우리(독일)가 만약 산둥반도를 점령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그 땅을 빼앗을 것이다. 근데 러시아가 산둥반도를 빼앗는 것은 중국 땅에 대한 독일의 권리가 러시아에 침해 당하는 것이다. 해서 산둥반도를 점령하는 것은 독일 권리를 러시아로부터 지키기 위한 방어적인 정당방위의 행위이지 침략이 아니다, 라고 얘기한다.
이 얘기는 논리적으로 중국 땅은 '유럽 거야' 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즉 이 말은 서구 제국주의가 중국 땅을 점령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 문제를 유럽 열강들 사이의 권리 침해 문제로 뒤바꿔 버린 것이다. 정말 미친 논리다. 중국 땅이 왜 자기들 것이냐! 중국 인민들 땅이지. 근데 유럽 사람들은 유럽만이 세상이고, 유럽 바깥에 사는 사람들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런 논리가 먹히는 것이다. 중국 인민들은 아예 논의의 대상이 아니었다.
더 나아가 맑스주의자라는 놈들이 고작 생각한 것이 러시아보다 독일이 더 진보적이니까 짜르같은 독재자가 다스리는 나라보다 노동 운동이 강한 우리 독일이 중국을 차지하는 것이 더 발전적이다 말하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런 미친 논리가 상당히 설득력을 가지고 받아 들여진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 생각해보자. 우리가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이런 논리가 어떻게 그 당시 사람들이 동의를 했을까? 결국은 돈이었다. 그것도 약자를 죽여서 수탈한 돈...
2. 다 알고 있었기에 교묘한 논리에 찬성했다.
그 당시 사회적 조건에서 독일 노동자들은 먹고 살만해졌다. 그 모든 노동자 계급의 권익 향상에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 서유럽 노동자들은 이미 이 당시에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로 식민지 수탈에서 그 돈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반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자기들이 얻어낸 것을 자기 나라 안의 일인 것처럼 자꾸 포장했지만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왜 갑자기 잘 살게 되었는지, 자기 나라 경제가 왜 발달 했는지, 독점 자본가들이 왜 갑자기 임금을 올려 줬는지, 그 돈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알았다. 식민지 수탈로 독점 자본주의가 생명을 연장하고 확장 되면서 거기서 얻어낸 초과이윤중에 일부를 노동자 계급에게 쥐꼬리만큼이지만 나눠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것이 유럽 노동자 계급의 토대라는 것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상한 논리에 동의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노동자 운동을 한다는 놈들이 대놓고 식민지를 찬성할 수 없으니까 교묘한 논리를 만들어 낸 것이다.
3. 끝나지 않는 교묘한 강자의 논리들
위 식민지를 정당화하는 교묘한 논리의 핵심은 아주 유명한 문구인데,
" 더 높은 문명이 더 많은 권리를 가진다" 이다.
이 말이 야만적으로 들리는가? 하지만 이 논리는 아직도 그대로이다. 아니 더 교묘하게 학문의 이름으로 퍼져있다.
서양 사람들이 자기 사회를 연구할 때는 '사회학'이고 남의 사회를 연구할 때는 '문화인류학'인데 문화인류학이란 것은 걔네들 나름의 코드가 있다는 거다. 그걸 합리성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합리성은 서양적 합리성만 합리성이기 때문이다. 비서양 합리성은 합리성이 아니다. 그래서 문화인류학적 코드라고 부르는 거다. 그말을 우리는 똑같이 돌려줘야 한다. 서양 사회를 '문화인류학'으로 연구해야 한다. 파리에 있는 탑을 찾아가 이름도 새로 붙이고 우리가 그것을 탐험하고 발견했다고 우겨야 한다. 황당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이 황당한 짓을 한 것이 서양 사람들이다. 걔네들이 미국 땅에 갔을 때 아무도 안 사는 땅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거기를 발견했다는 거 아니냐? 진짜 웃기는 거다.
이 모든 야만에 저 논리가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전 정부에서 펼쳐졌던 '반공' '반국가단체' '노조탄압' '척결'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노동혐오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몸으로 일하는 니들만 입 다물고 주는 대로 받으면 사회가 안정 되는데...하찮은 니들 몇 천명 떨어져 죽고, 불어 타 죽고, 기계에 빨려 들어가 죽으면 좀 어때, 이 사회의 성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라고 말했고 지금도 말하고 있다.
정말 우리 다 알고 있지 않나! 강자가 약자를 수탈하는 논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