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잡도리 국무회의, 호통만으로는 해결 안 된다
산재·물가·행정 혼선, 뿌리부터 고치는 근본책 필요
2025-10-01 뉴스클레임 논설위원실
[뉴스클레임]
지난달 30일 국무회의는 웃음기 하나 없는 긴장된 자리였다. 대통령이 행정서비스 복구 지연, 산재 사고, 물가 불안, 자살 문제까지 전방위로 질책했으니 ‘잡도리회의’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잡도리만으로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당장의 압박이 공무원들을 몰아세우고 대책을 서둘게 할 수는 있겠지만,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비슷한 상황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산재 문제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이 “동시 사망 사고가 나면 회사가 망할 수 있다”는 수준의 강압적 메시지를 던졌지만, 실제로는 안전 투자와 기업문화 개선 없이 법령만 손질하는 방식으로는 사망 행렬을 멈출 수 없다.
식품 물가 역시 마찬가지다. 단속만으로 일시적 효과를 거둘 수는 있을지 몰라도 국제곡물 가격, 유통 구조, 국내 농업 생산 기반 문제 등 복합적 원인을 짚지 않으면 또다시 불쑥 치솟는다.
대통령의 호통은 국민에게는 시원할지 몰라도 정책 현장은 피로만 누적시킬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건 ‘잡도리’가 아니라 근본책이다. 지속가능한 재정 투입, 제도 개혁, 책임 소재 명확화, 현장의 목소리 반영 같은 시스템적 해법 말이다. 그래야 비로소 국정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