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자유 얻었지만 '불안도 커졌다'
월세·식비에 짓눌린 삶, 사회적 고립감은 47.5% 맞춤형 심리지원·커뮤니티 정책 시급…복지 사각지대 여전
[뉴스클레임]
2030 청년세대에서 1인 가구가 크게 늘면서 혼자 사는 삶이 사회의 일상이 됐다. ‘혼밥’ ‘혼소비’ 등 혼자만의 생활 방식이 새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청년들은 자유와 불안 사이에서 각자의 선택을 끊임없이 되묻는다.
오픈서베이가 지난 6월 전국 만 25~36세 청년 2000명을 표본 조사한 '청년 1인가구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청년층 4명 가운데 1명은 1인 가구로 살고 있다. 특히 31~33세 구간에서 비율이 뚜렷하게 높아졌으며, 남성 30대 가운데 21.8%, 여성 20대 중 17.1%가 1인 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구간은 절반 이상이 월 200만~399만 원대에 집중됐다. 응답자들은 월세·반전세·자가 등 다양한 주거형태와 식비, 주거비 등 생활비 부담에 큰 압박을 받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혼자 쉬는 시간'은 2030 청년 1인 가구에서 매우 흔한 장면이 됐다. 실제로 3명 중 1명이 ‘주로 혼자 여가를 보낸다’고 답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자취 중인 취업 2년차 박지수 씨도 “회사 근처 월세를 구하려다 보니 저축은 어렵고, 일주일에 몇 번씩은 식비를 아끼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이나 직접 조리식 위주로 생활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직장 생활 외 시간엔 주로 집에서 영상 콘텐츠를 보거나, 혼자 산책을 하며 여가를 보낸다”고 말했다.
사회적 고립감을 경험하는 비율도 다인가구에 비해 크게 높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25년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청년 1인 가구 가운데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비율이 47.5%에 달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제적 압박, 고용 불안, 주거난, 소셜 네트워크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청년층 정신건강 위기로 이어진다”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심리지원과 커뮤니티 강화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 1인 가구를 겨냥한 주거급여, 청년월세, 심리지원, 금융·일자리 지원책 등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정보 접근이 어렵고 자격 요건이 까다로운 데다 실제로 필요한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청년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복지센터 실무자들도 “소득과 주거 비용, 취업 불안에 더해 심리적 고립까지 겹친 청년들이 자립 초기에 가장 많이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청년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과 미래관은 가족·금전·인생에 대한 인식까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결혼과 출산보다 금전적 독립과 자기계발, 여가 소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두드러지지만, 동시에 “불안정한 일자리, 고정적 지출, 미래 불확실성에 가장 취약하다”는 게 정책 현장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사회정책 관계자는 “청년 1인 가구의 정신건강 문제와 고립감은 단순히 개인의 적응력 문제라기보다 불평등 구조와 복지지원 체계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상담 지원 확대, 주거·고용·관계망을 모두 아우르는 맞춤형 정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