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률 칼럼] ‘띄어쓰기’는 붙여 쓰고, ‘붙여 쓰기’는 띄어 쓰라고?

2025-10-08     박상률 작가
박상률 작가

원칙의 사전적인 뜻은 지켜야 하는 기본이나 규칙을 말한다. 그러기에 원칙은 모든 사람이 못마땅해도 따라야 한다. 원칙은 곧은 잣대로 재는 일이기도 하다. 원칙이 무너졌다는 건 곧은 잣대를 댄 게 아니라 구부러진 잣대를 댔다는 말이다.

법대로라는 말은 원칙대로 한다는 말이다. 지금 내란과 검찰 개혁과 사법 개혁이 원칙대로 되고 있는가? 벌써 한숨이 나온다. 지금 첫마음(초심)을 내버리고 밥그릇 싸움할 때인가? 칙간에 갈 때하고 올 때 달라서 그럴까?

밥그릇 싸움은 힘이 센 권력기관의 일만도 아니다. 한글맞춤법을 연구하고 제정하는 이들도 혹시 밥그릇 때문에 갈수록 맞춤법 규정을 어렵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맞춤법을 쉽게 했다간 자기네들 밥그릇이 작아지거나 없어질까 봐 그럴까?

사회의 법이든 한글 법이든 보통의 국민과 언중(言衆)이 바라는 바를 반영하여야 하는 것 아닌가? 이른바 전문가라는 자들만 아는 법과 규정이 무슨 소용인가? 그들은 그것마저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구부러진 잣대로 재거나 고무줄처럼 제멋대로 잡아 늘이는 짓을 하며 이른바 전문가 행세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문학 지망생들과 글쓰기 공부를 하면서 곤혹스러운 일은 ‘고놈’의 ‘한글맞춤법’ 때문에 늘 생긴다. 특히 ‘띄어쓰기’.

현행 띄어쓰기 규정은 한 단어가 된 말은 붙여 쓰고 한 단어가 아닌 말은 띄어 써야 한단다. 고로 ‘띄어쓰기’는 한 단어이므로 붙여 쓰고, ‘붙여 쓰기’는 한 단어가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 같은 원리로 ‘글쓰기’는 붙이고 ‘글 읽기’는 띄어 쓴다. 그뿐인가? ‘책 쓰기’. ‘책 읽기’는 띄어 써야 하고 ‘책벌레’는 붙여서 쓴다.

이런 말을 붙여 쓸 때와 띄어 쓸 때 뜻이 다른가? 아무래도 전문가 ‘선상님’들의 밥그릇 때문에 만든 규정이 아닌가 싶다. 아이고 ‘두(頭)’야!

다시 한글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