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우리말] 들이키다, 들이켜다
2025-10-29 강민기 기자
[뉴스클레임]
일상생활에서 물이나 술 따위를 마시는 행위를 표현할 때 ‘들이켜다’와 ‘들이키다’ 중 어떤 단어를 써야 할지 혼동하는 경우가 잦다.
두 단어는 모음 하나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와 쓰임이 명확히 구분되는 별개의 표준어이므로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액체나 공기를 마구 마시는 행위에는 ‘들이켜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동사 ‘들이켜다’는 ‘물이나 술 따위의 액체를 단숨에 마구 마시다’라는 뜻을 지닌다.
예를 들어 '목이 말라 물 한 컵을 벌컥벌컥 들이켜고 나서야 숨을 돌렸다', '축배를 들며 포도주를 몇 잔 거푸 들이켰다' 등으로 쓸 수 있다.
또한 ‘공기나 숨 따위를 몹시 세차게 들이마시다’라는 의미도 있다. '가슴을 열고 숲속의 맑은 공기를 들이켜니 상쾌해졌다'처럼 쓸 수 있다.
동사 ‘들이키다’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들이키다’는 ‘안쪽으로 가까이 옮기다’라는 뜻으로, 주로 물건이나 신체 부위의 위치 이동과 관련하여 쓰인다.
예를 들어 '통행에 방해되지 않도록 화분을 안쪽으로 들이켜라', '복도에서 사람을 배려해 발을 들이키는 것이 좋다' 등으로 쓰인다.
여기서 '화분을 들이켜라'는 '들이키어라'가 줄어든 형태이며, '들이켜다'를 활용한 형태가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