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런베뮤, 초장시간·포괄임금으로 청년 짓밟았다"

홍대 고깃집·대전 카페 등 법망 피해 ‘5인 미만’ 위장 정의당 "임금체불·청년 착취가 사업 경쟁력 되어서는 안돼"

2025-11-18     김옥해 기자
18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진행된 '5인 미만 위장 및 초장시간 노동하는 제2의 런베뮤 사업장 규탄 기자회견'. 사진=정의당

[뉴스클레임]

초장시간 노동과 포괄임금제로 청년 노동자를 착취해온 제2의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하 런베뮤) 사업장들이 폭로됐다. 정의당은 “법이 청년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정의당, 정의당 비상구, 정의당 청년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장시간 노동 강요와 이를 통한 청년 착취, 임금체불을 사업의 경쟁력으로 삼아 성공한 런베뮤와 닮은꼴 사업장을 폭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연 매출 100억원 규모의 홍대 소재 ㅇ고기전문점과 대전 지역 ㅍ카페를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두 곳 모두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위장해 근로기준법의 근로시간 규제를 회피하고, 주휴수당과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대의 ㅇ고기전문점은 사업장을 직영으로 운영하면서도 ‘5인 미만 사업장’이라며 근로시간 제한 규정을 회피했다. 또 4대보험 가입 대신 사업소득자로 고용하는 등 ‘가짜 3.3’을 이용해 주휴수당, 가산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 유급휴일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 해당 건과 관련해 확인된 체불액만 약 4800만원에 달한다.

또 이 사업주는 올해 초 언론 인터뷰에서 “개천에서 용 나려면 지금 필요 없는 것들을 과감히 쳐내야 한다”, “잘 된 다음에 주변 사람 챙기는 게 스스로의 성장을 빠르게 하는 데에도 좋지 않을까”라고 말한 바 있다. 정의당은 “근로기준법 준수를 ‘지금 필요 없는 것’쯤으로 여기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대전의 ㅍ카페는 전국에 백여 개 체인점을 둔 대표 사업장으로, 사업장을 세 개로 쪼개 5인 미만 사업장이라 주장했다. 노동청에서 확인된 체불금품은 4400만원이지만, 사업주는 포괄임금제라며 “실제 체불액은 45만원뿐”이라고 반박했다. 

정의당은 “두 사업장 모두 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 사항이 발견되더라도 이행하지 않았다. 변호사를 앞세워 시간을 끌고, 체불금의 절반에 합의하자는 식으로 압박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금체불 2조 시대가 도래한 것은 ‘체불해도 본전’이라는 사업주들의 태도 때문”이라며 “노동청 진정으로는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없고, 사건이 길어질수록 지친 노동자가 낮은 금액에 합의하게 된다”고 했다.

정의당은 “장시간 노동과 포괄임금이 만연한 상황에서 개별 진정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근기법 43조의8 배액배상제에 ‘고의로 사업장 규모나 고용형태를 위장한 경우’를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포괄임금제 폐지와 진정 사건의 상시 근로감독 전환”을 촉구하며 “법을 지키며 페어플레이를 하는 영세 사업주가 좌절하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