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기 칼럼] 중·일 우발전쟁론

2025-11-25     문주영 편집위원
픽사베이

 

[뉴스클레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위대의 훈련기 조종석에 앉아서 엄지 척을 하는 사진이 파문을 일으킨 적 있었다. 훈련기에 적혀 있는 ‘731’이라는 커다란 숫자 때문이다.

숫자 ‘731’2차 세계대전 때 만주에 있던 ‘731부대를 연상시키고 있었다.

731부대는 살아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차 을 한 세균전 부대다. 제국주의 일본은 731부대에 끌려온 사람을 마루타’, ‘통나무취급했다. 통나무는 중국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조선 사람도 있었다. 포로로 잡힌 서양 군인도 있었다.

일본군은 그 통나무에 각종 세균을 주입해서 사망하는 과정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발가벗겨서 강추위에 노출, 얼어 죽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기도 했다. 통나무를 일렬로 세워놓고 소총을 발사, 몇 명을 관통하는지 시험하기도 했다. 이런 식의 끔찍한 악행을 일삼았다.

컬러사진이 없던 때라 화가를 시켜서 천연색으로 그리도록 하기도 했다. 그 화가가 세균에 감염되면 통나무로 처리하기도 했다.

아베의 발언에 중국 발끈했고, 미국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자 일본은 숫자가 적혀 있는 것을 모르고 찍은 사진이라고 오리발이었다.

아베는 이렇게 중국에 도발하고 있었다. 20135월이었다.

아베는 이듬해인 20141월에는 중국과의 우발적인 충돌을 위협하기도 했다.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한 작심 발언이었다.

우발전쟁은 글자 그대로 우연히 발생하는 전쟁이다. 작은 마찰에서 튄 불똥이 전쟁으로 번지는 것이다.

아베의 발언은 우발전쟁이 벌어질 경우, 일본이 방아쇠를 먼저 당길 수도 있다는 경고였다.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었겠지만, 일본의 군사력도 만만하지 않다는 은근한 과시였을 것이다.

아베는 2차 대전 전범에게 이른바라는 수식어를 쓰기도 했다. 전쟁범죄자는 승리한 연합군이 붙인 불명예일 뿐이고, 일본의 입장으로는 나라를 위해 싸웠기 때문에 전범일 수 없다는 논리였다. 그래서 이른바 전범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여성 아베로 통한다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등장하면서, 중국과 일본이 냉기류. 중국이 중국의 일부라고 주장하는 대만과 관련된 발언이 불을 지피고 있다. 자위대가 집단자위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국회에서 밝혔다는 보도다, 현직 일본 총리가 중국과 대만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국방 예산을 늘리기 위해서 대만 문제를 말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중국은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제멋대로 들이미는 그 더러운 목을 한순간의 주저함도 없이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는 살벌한 악담까지 나오고 있다.

2021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영상통화 때 완화자필자분(玩火者必自焚)’이라는 말을 써먹었다. ‘불장난하는 자(완화자)는 반드시 스스로 타 죽는다(필자분)’는 중국의 관용어라고 했다. 중국은 다카이치가 불에 타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중국은 실탄 사격훈련에 나섰고, 일본은 대만 인접 지역에 미사일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러다가 아베의 우발전쟁이 실현되는 것 아닌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