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車 광주공장의 악마
14년 전 성폭행 피해자의 기억 본사 측 "광주공장 성폭력"묵묵부답
"14년 전 그는 악마였다. 다시 떠 올리기 싫은 기억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성폭행 피해자의 말이다.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성폭행사건이 발생했는데 기아자동차 본사는 범죄자 감싸기에 급급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1일 전국금속노동조합 여성위는 성명을 내고, 본사 측에서 14년전 성폭행 가해자를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2004년 기아차 광주공장에서는 입사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사내하청 여성노동자가 원청 반장에 의해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성폭행 당시 피해자는 직장을 잃을까봐 사실을 숨겨야만 했다. 미투(나도 당했다·Me Too) 등의 영향으로 용기를 낸 피해자는 14년전 성폭행 사실을 얘기했고, 가해자의 사과와 조치를 본사에 요구했다. 현재 가해자는 가해사실을 인정한 상태다. 관련 녹취록도 있다. 그러나 말을 바꿔 치정사건으로 몰아가며 법정 공방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가해자에게 2차 가해를 가하는 형국이다.
기아자동차 단체협약 70조에는 직장 내에서 성희롱에 대한 진정이나 해결의 요구가 들어 올 경우 회사는 즉시 성희롱 상담센터를 통해 조사해야 한다. 조사하게 돼 있고, 사내 하도급도 여기에 포함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는 묵묵부답이다.
무책임한 모습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군다나 사 측은 피해자의 아픔은 보지 않고, 기아차 직원의 성폭행 사실이 알려짐으로 인해 회사의 명예가 훼손됐음을 더 크게 여기고 있는 상황이다.
금속노조 여성위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원청 직원들이 하청공장 여성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가했을지, 의심하게 만든다"며 "당장 가해자의 근무지를 변경하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