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용균 추모제] 아들에게 쓰는 편지
2일 서울 시내 곳곳에서 故김용균님을 추모하는 추모제가 연일 열리고 있다. 구랍 27일부터 열리고 있는 추모제는 2019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주최측 추산 3000여명의 추모자들은 반쪽짜리 산업안전법 개정으로는 반복되는 죽음을 멈출 수 없다고 핏대를 세웠다. 하청,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불합리한 고용 구조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추모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추모제에는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 님도 함께 했다.
뉴스클레임은 故김용균님을 추모하며, 그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쓴 편지 전문을 공개한다. 김미숙 씨는 "아들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와 유감보다,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 제시되는 만남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아들에게 쓰는 편지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김용균의 엄마입니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우리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슬퍼하며 함께 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아들에게 편지를 적었습니다.
아들아 사랑하는 아들아! 엄마는 정말 억울해서 미치겠다. 왜 생때같은 내 아들을 잃어야하는지...
너는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단다. 비인간적인 학대에 아무런 대응도 못하고 죽은 내 아들... 불쌍하고 억울하고 분통터지는 이 마음 어찌하랴! 어찌하랴!
긴긴밤 홀로 그 많은 일을 하느라 고군분투하고 배고프면 짬내서 겨우 컵라면 하나로 때우고 또 일했을 것을 생각하니 억울함이 미치도록 가슴을 후벼 파는구나.
용균아! 이 엄마는 어찌 살라고... 너 그렇게 인간대접 못 받고 간 것을 생각하니 원통해서 억장이 무너지는구나. 내 가슴에 깊고 깊이 패인 원한 어찌하면 좋겠니!
나한테는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보다 귀한 아들인데 내 아들 죽인 놈들 인간에 탈을 쓴 짐승보다 못한 놈들... 그놈들 다음 세상이 있다면 돼지로 태어나길 바란다. 내가 그들을 찢어 죽여서 맛있게 꼭꼭 씹어 먹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생각하며 산단다.
여러분!
이런 인간 같지 놈들 이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나라 서민들 살기 좋은 나라구나 하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우리가 지금 현 상태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이 문제 정확히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는 절대로 안 바뀌는 걸 알고 함께 해 주십시오. 저는 지난 몇일 동안 ‘더 이상 아들들이 죽지 않도록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에서 지냈습니다. 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태안발전소에서 10년 동안 12명이나 목숨을 잃었다고 하는데 발전소 하청에게 일을 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이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용균이의 친구들은 하청노동자로 일을 해야 합니다. 이런 절박한 내용을 담아내지 못했고 원청 기업을 강력하게 처벌하지 못하는 것도 너무 화가 납니다. 그리고 죽음의 현장을 당장 멈출 수 없다는 것도 너무 화가 납니다.
태안화력의 1~8호기의 컨베이어는 지금도 돌아갑니다. 그곳에서 일하는 우리 아들들이 위험으로부터 즉시 벗어나야 한다고, 그리고 용균이가 억울하게 죽어간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용균이가 피켓을 들고 외쳤던 비정규직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아들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은 문재인대통령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저를 만나고자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약속했고 용균이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아들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는 만나지 않겠습니다. 말로만 하는 약속. 말로만 하는 위로. 필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