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때린 그들에겐?'송방망이'

2018-12-17     조희주 기자

비비큐치킨 혹은 교촌치킨보다 더 잘 나가는 치킨이 있었다. 중견 치킨업계에선 맏형격이나 다름 없었다. 바로 호식이두마리치킨이 그곳이다. 하지만 호식이치킨은 오너의 일탈로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고, 소비자들의 비난은 하늘을 찔렀다.

"호식이 니가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분노는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자신의 딸보다도 어린 여직원을 만지고 추행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오너가 한 일탈행위는 범죄다. 피해자에겐 씻을 수 없는 고통이다.

재벌 오너 범죄자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다. 사진=픽사베이

오늘(17일) 서초동에서는 이런 문제의 오너들에 대한 공판이 있었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64) 회장 외에도 운전기사에게 갑질을 한 종근당 이장한 회장에게도 처분이 나왔다.

검찰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 최호식 전 회장은 징역 1년 6개월이 구형됐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에게는 8개월형이 구형됐다.

먼저 최 전 회장은 전혀 반성의 기미가 없이 법정에 출두했다. 잘못한 게 없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최 전 회장의 이 같은 행동은 억울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검찰은 1년6개월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죄가 있다는 것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의미의 구형이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에게는 8개월의 구형이 신청됐다. 최 전 회장과 달리 이 회장은 재판부에 "반성한다. 잘못했다"고 빌었다. 실수이니 선처를 바란다고도 했다. 평소 다혈질인 이장한 회장이었지만, 일단 비는 피하자는 것처럼 보여졌다.

8개월, 1년 6개월…

여론은 들끓고 있다. 일반인이 성추행을 하고 폭언을 해서 사회적으로 공분을 샀어도 저런 구형을 신청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에 성추행과 갑질은 맷값을 내면 때려도 되는 것처럼 보여져 아쉽다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날 법원 앞에는 공분에 찬 시민들의 항의나 집회는 없었다. 차분했다.

무소불위의 재벌 오너들이 갑질을 두고 보는 사회 분위기다. 솜방망이 처벌이 어쩌면 무관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갑질없는 세상 김주환 상임대표는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도 모자라지만, 잊혀지는 세상"이라며 "억울한 사람이 계속 생겨나는 이유"라고 아쉬워 했다. 이어 "반짝하는 이슈에 흥분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시민들의 행동을 보여주자"고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