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길병원 노조 "이길여 나와!"

2018-12-19     조희주 기자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이 병원의 부당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전면 파업에 나섰다. 사진=조희주 기자

"이길여 나와!"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의 외침이다. 이길여는 가천대길병원 설립자 이름이다.

가천대길병원은 설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병원 노조원들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참가인원만 3000여명이 넘는 대규모 파업이다. 파업의 이유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 및 적정임금, 인사시스템 개선이다. 그간 이곳 노동자들은 병원 경영진들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이상 당하고 살 순 없다는 게 이번 파업의 이유다.

18일 오후 5시경 가천대길병원 노조는 병원 경영진에 전면 파업을 선포하고 19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은 인천 역사의 산 증거이자 신화다.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로 개원해 1400 병상을 갖춘 병상 수 가준 Big5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성장의 배경에는 이곳 병원 노동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노동자들의 헌신에 비해 병원은 노동자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가천대길병원 노조는 최근에 설립됐고,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아 1000여명의 노조원들 확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처음 30명으로 시작된 새노조는 설립 1주일 만에 1052명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145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조조가 성장하기까지 순탄한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설립 초기 중간관리자들이 가입 운동을 방해하고 새노조 임원의 퇴근길을 미행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는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자 곳곳에서 횡행했다. 특히 노조는 직원들이 떠나는 병원이 아니라 남는 병원, 그리하여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하여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인력을 충원하자고 경영진에 진정했지만 매번 무시당해다. 그 어떤 소통도 없었다. 체계 없는 임금, 인사시스템을 바로잡자는 소망을 외면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서 평등한 일터를 만들자는 염원도 외면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급기야 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하고 설립자 이길여 여사가 이 모든 문제를 풀어주길 원하고 있다.

뉴스클레임은 총파업 사태에 대한 가천대길병원 입장을 듣기 위해 병원 관계자와 몇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가천대길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그 어떤 입장도 현재는 나오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병원 내 노동자들의 호소를 그 어떤 창구도로 소통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가천대길병원의 불통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합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길여 가천대길병원 설립자의 이름이 3천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과 인천시민에게 따뜻한 온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차가운 냉기가 될 것인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며 "설립자가 직접 나서 현재의 가천대길병원 파업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