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볼모로한, 사립유치원장들의 '협박'

2018-11-29     김도희 기자
29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갖고, 박용진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김동길 기자 [사진은 초상권을 주장하는 일부 원장들의 반응 때문에 부분 모자이크 처리를 했음을 독자분들께서는 양해바랍니다.]

주최측 추산 1만명의 사립유치원장들이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실제 인원은 경찰 추산 약 3000여명 정도였다. 사실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을땐 경찰 추산보다 1000명 저근 2000여명으로 보였다. 얼마 안 되는 원장들이 모여 "사립 3법 반대한다"는 문구를 목청껏 외쳤다. 집회를 보던 시민들은 오히려 혀를 찼다. 아이들을 볼모로 이 무슨 나쁜짓이냐는 암묵적인 비난이었다.

박용진 의원이 폭로로 세상에 알려진 사립유치원장들의 비리. 나랏돈을 받으면서 그 돈을 원생들에게 사용하기보다는 원장들 품위유지에 썼다는 게 박의원의 폭로로 알려진 일부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박의원의 폭로보다 더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글을 요약하자면, 유치원 급식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인데, 박의원의 폭로가 이어지자 사립유치원의 음식재료 주문량이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사립유치원장들이 어떻게 이런 비열한 짓을 할 수 있냐는 글이 퍼지면서 결국 유치원 3법까지 마련되게 된 것이다.

뻐뻔하게도 사립유치원장들은 정부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대규모 도시집회를 갖고, 그 자리에서 유치원 3번 통과 시 즉각 폐원하겠다고 협박했다.

아이들을 볼모로 한 사립유치원장들의 유치원 폐원 협박은 순수한 아이들을 누구보다도 최일선에서 가르치는 유치원장의 태도로는 상당히 비열하기 짝이 없는 행동이다. 그들이 사립 3번 반대를 외칠 때 일부 시민들은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더 낱낱히 밝혀달라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29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유치원 3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집회현장에서 유치원 설립 인가증을 찢는 포퍼먼스는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이를 지켜보던 시민 김철호(고양시 덕양구·54)씨는 "보조금을 받아 아이들 복지와 아이들 먹거리에 더 신경 쓰는 줄 알았다. 아마 자식 가진 부모들은 다 속았을 것"이라며 "이번 기회에 비리가 뿌리 뽑혔으면 한다"고 핏대를 세웠다.

한유총이 반대하는 3법은 사립유치원 지원금을 횡령 시 처벌 가능한 보조금으로 바꾸고 징계받은 유치원장이 유치원 이름만 바꿔 다시 개원하는 '간판갈이'를 방지하는 내용이다.

시민들의 무호응 속에서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3법은 문제의 본질은 해결하지 못한 채 처벌만 강화해 유아교육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만든다"면서 "자유민주주의 기본인 개인재산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집회를 두둔하고 나선 자유한국당의 이왕영 의원도 집회 중 눈에 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