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투쟁' 핏대 서린 노동자들…
LG 비정규직 2000여명 트윈타워서 대규모 집회… "LG유플러스는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하라"
5일 오후 2시.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노조원들이 체감 온도 영하 5도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LG 틔워 타워 정문 앞에 모였다.
"투쟁" 투쟁"
제유곤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지부장의 목소리는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2000명의 노조원들 모두 LG 트윈타워 앞에 앉았다. 바닥 한기가 올라와 온몸이 얼어붙었지만, 그보다 참기 힘든 서러움은 바로 비정규직이라는 꼬리표다.
차별 없는 세상은 여전히 그들에겐 뭔 나라 얘기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나뉜 일터에서 차별을 받고,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해도 급여는 정규직이 받는 혜택과 액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성난 목소리의 제유곤 지부장이 핏대를 세워 투쟁 구호를 하늘 높이 외친 이유다.
2000여명의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는 이날 집회를 갖고, 다시 한 번 사 측에 직접 고용 촉구했다. 이어 LG유플러스 계열사만의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집회는 단벌성 집회로 끝나는 성격의 집회는 아니었다. 이미 LG유플러스 본사에서 직접 고용을 주장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고, 단식투쟁도 불사했다.
LG유플러스 측은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부분 자회사 도입 카드를 꺼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노조가 더욱 발끈했다. 동료들을 분산해서 와해하려는 목적 때문이다. 부분 자회사 카드를 받아들일 경우 노조 내 또 다른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결국 중간착취이자, 무책임한 처사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동자 전부를 직접 고용하는 게 상식적이라는 판단에서다.
LG는 명색이 착한 기업 세계 13위이다. 대기업 LG처럼 오너리스크도 없는 곳도 없다. 투명 경영을 기본 방침으로 삼은 LG는 재계에서는 삼성과 달리 정이 통하며, 깨끗한 경영을 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노사문제에서만큼은 노동자들에 편에 서지 않았다. 사회적 기업을 표방하지만 허울뿐이다. 기업 평판 세계 25위는 LG 오너가 와 임원들이 이뤄낸 게 아니다. 임직원 모두의 노력의 결실이다. 비정규직이라고 해서 차별받고 무시당할 이유가 없다는 게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노조의 주장이다.
한편 이날 집회는 경찰의 입회 하에 진행됐다. 특히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을 위해 간이 화장실 3개를 설치해주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집회 문화가 시위에서 평화적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영상=박혜진 기자
글=김도희 기자
사진=김동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