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눈물

2019-01-16     김도희 기자
김도희 기자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김순민씨는 매일 눈물바람이다. 왜 피해자는 밤낮을 고통 속에 사는데, 가해자들은 두 발 편히 뻗고 자냐고 반문했다. 억울했다. 가해기업들은 원료를 들여온 게 잘못이냐고 말한다. 피해자들 눈에서 피눈물이 쏟아진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억울하게 죽었다. 산 사람들도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다. 호흡기 없이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너무도 억울해서 피해자들이 다시 나섰다. 그리고 다행히 검찰이 움직였다. 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가 SK케미칼, 애경산업, 이마트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피해자들의 끈질긴 고발은 결국 진상규명할 수 있는 발판이 됐고,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 2011년 8월 31일, 가습기 참사 이후 2695일 만이다.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 가운데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의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검찰은 해당 기업들에 대한 수사를 미뤄왔다. 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수사에 착수했다. 증거가 남아 있을지 걱정되지만 이제라도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요하면 옥시레킷벤키저와 롯데마트 등의 가해기업들도 재수사해야 한다. 수사만 하고 처벌하지 못하면 안 된다. 피해자들의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생각해서라도 그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겨우 살아난 피해자들은 목소리도 잃었다. 숨을 내쉴 때는 거친 호흡을 몇 번씩이나 해야 한다. 가래를 뱉는 일은 일상이다. 가해기업들이 스스로 나서서 보상책을 마련하고 사죄해야 한다. 그들이 죽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