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끝나지 않은 투쟁

2019-02-07     뉴스클레임
5일 발표된, 원청이 하청을 책임지고, 발전노동자 비정규직을 정규직한다는 당정합의문.

당정의 합의로 위험의 외주화가 일단은 보류됐다. 작은 울림이 큰 목소리가 돼서 결국 문제 발생 시 원청이 하청을 책임질 수 있게 했고, 비정규직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하지만 갈 길은 아직 멀다. 사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양분화 돼서 서로 물고 뜯는 분위기다. 결국 사람이 죽어야지만 임시방편적인 대안이 나왔다. 2달가량 미뤄진 장례도 이제야 치르게 됐다.

당정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김용균법 후속대책 마련을 위한 회의’를 열어 김씨 사망사고 조사를 위한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발전소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에 대한 정규직 전환 방안 등을 발표했다.

우려가 앞서는 건 무책임한 발표 때문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문제만을 해결하기 급급해서는 제2의 김용균씨가 나오지 마란 법이 없다. 이번 대책은 김 씨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노동계에서는 누구나 다 김 씨가 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결국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그러나 쉽지 않다. 경제시스템과 맞물려 있으니 잘못 만졌다간 모두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개혁을 주장하지만 정작 개혁 안에는 또 다른 피해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김 씨의 사망사고로 인해 분명해진 건 노동자의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여겨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본이 무시되는 세상에 작은 울림은 크게 메아리 쳤다.

생명은 고귀한 존재다. 태어나서 위대한 업적을 남겨야만 그 사람의 목숨이 소중한 것이 아니다. 태어남 자체로 생명은 존중돼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껏 생명의 가치를 돈보다 더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치부하기 일쑤였다. 노숙자 한 명 죽는 것보다 경제 뉴스가 1면에 도배되는 세상이다.

인권과 생명이 존중되는 세상은 김 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모두가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됐다. 다시 시작이다. 김 씨 어머니는 투쟁 2달여간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만 죽게 해야 한다는 간절함이다. 그런 투쟁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동안에도 노동자들은 작업장에서 사망했다. 무려 5명이나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어쩔 수 없는 죽음 없다. 단 한명의 사망사고도 없어야 한다. 목숨은 고귀한 것이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끝나지 않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