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나경원에 발끈한 민주노총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에 비유하고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추진을 ‘입법 쿠데타’라 표현하는 등 막말을 했다. 12일 오전10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다.
나 원내대표의 연설에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자유한국당은 박수갈채를, 민주당은 분노를 표출했다. 나 원대대표의 문제의 발언으로 여야는 맞제소를 신청했다. 서로 사과하라는 것이다.
특히 나 원내대표의 발언 중에는 민주노총을 겨냥한 말도 있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강성귀족노조, 좌파단체 등 정권 창출 공신세력이 내미는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이례적인 논평을 냈다.
"말도 아깝다. 박정희, 전두환 파쇼 도당(盜黨)의 귀태(鬼胎), 적폐 자한당은 해체가 답이다."
민주노총의 나경원 대표에 대한 두 줄도 채 안 되는 논평이다.
나경원 대표의 막말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격이 떨어진다. 오죽하면 막말정치라는 말이 나왔겠나 싶다. 그러나 민주노총도 그런 소리를 듣게 한 데는 일정 부분 스스로의 책임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민주노총은 전날(11일)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연설에 대한 소득주도 성장 대신,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로 포용국가를 완성할 수 있다는 논리와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한다며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주문하는 모습으로 오만한 편향성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또 홍대표가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임금 동결을 결단하고, 직무급과 성과급을 늘리자고 주장한 것과 관련, 재벌대기업 문제점을 얼마나 고쳤다는 내용은 없고 하나같이 노동자와 시민이 무엇을 양보해야한다는 주장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에게 끊임없이 양보와 타협을 종용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노동개혁’ 타령을 하던 적폐정권을 끌어내린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실 이런 논평은 간섭으로 비쳐질 개연성이 크다. 나 원내대표의 막말에 명분을 주는 셈이다. 두 줄도 채 안 되는 짧은 논평도 감정이 드러난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