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일 꽁트] 이게 어디 개판인가! 사람 판이지!②

2018-10-21     양동일 작가

1편에 이어~

로리의 항변은 아무런 효력이 없는 공염불인체 일사처리로 해치우는 한심스런 재판 과정과 판결 내용을 어디다 하소연해야 될까? 삼심의사법절차도 심지어 변호사 선임조차 견공에겐 적용되지 않으니 말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것은 김이란 성을 가진 한국 사람이 경찰의 연락을 받고 시체를 수거 해다 자신이 근무하는 공장 뒷 뜰에 묻어 주고난 후, 그도 가소로웠던지, 너털웃음을 껄껄 웃고 나서 그가 아는 많은 사람들에게 마치 주간지의 한 페지를 메워주는 우스개 시리즈의 한 토막을 읽어주듯 로리에 대한 판결문을 설명해 줄때마다 배꼽을 쥐어짜며 웃어 재끼는 것으로 나마 오래오래 기억으로 남겨 주었다는 사실이다.

어떤 이들은 년말 동창회 같은 모임에서 써먹을 요량으로 하나하나 메모를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것이야 나무랄 일은 아니었다.

아무튼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있어 하고, 순서의 으뜸으로 꼽는 것은 무엇보다 풍기 문란 죄였다. ‘풍기문란 죄란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길가에서 섹스를 했다고 해서 내려진 죄명인데 이백여년 전 이조시대 신윤복의 춘화도도 못 봤는가? 아낙들과 한량들의 춘심을 불러 일으켜 주던 그 낭만을... 허기사 멋대가리 없는 미국 경찰이니 그렇다 쳐도,, 요즘 신문이나 잡지 파는 가판대에 버젓이 진열해놓고 팔고 있는 잡지도 않봤는가? 그것이 죄라면 세상 만물이 멸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게 아닌가? 변명 같지만 우리 견공들이야 일년에 봄, 가을 때맞춰 섹스를 하지만 지들 사람들은 어떠한가? 허구헌날 눈을 까뒤집고 뭐 좀 헐레레한 상대 없나? 하고 킁킁대지 않나? 주간지를 가득 메우는 그렇고 그런 사건들만 봐도 우리 견공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솔직한지 지들이 더 잘 알텐데...

지들의 주장에 따르면 섹스의 장소가 문제라지만, 장소만 해도 그렇다. 견공을 위한 러브호텔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물론 아이들이 헤! ! 거리며 신기해서 모여들었다는 점은 로리 자신도 미안하게 생각되지만, 어느 곳 치고 아이들 눈에 띄지 않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을뿐더러, 지들은 다른 동물들이 보건 말건 아랑곳 하지 않으면서 유독 로리에게만 그것이 문제가 되 다면 억울할 수밖에 없다.

지들의 논리대로라면 죄명은 얼마든지 더 붙일 수 있는데 왜 빠뜨렸을까? 가 자못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서, 컹컹 대며 알려 줄려고 몸살을 쳐 댔지만, 멍청한 치들이 시끄럽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들어 올렸던 방망이를 그냥 내리기 멋 적었던지 쇠창살만 두어 번 두드리고 말아서 그냥 비웃어 줄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입이 근지러워 알아 듣거나 말거나 지껄여 대고 말았다.

팬티도 안 입은 채 흉물스런 성기를 덜렁거리며 달고 다니니, 과대 노출 죄.”

전봇대에 오줌을 쌌으니, 노상 방뇨 죄.”

오줌을 눌 때 한쪽 다리를 들었으니, 빙신 육갑 죄.”

메리를 뒤에서 덮쳤으니, 강제 추행 죄.”

험상궂게 생긴 경찰이 로리를 끌어낼 때 철창속의 다른 견공들이 처형이다고 직감했는지 컹컹 짖어대며 항의 시위를 하자, 망나니 같은 경찰이 손가락으로 총 모양을 만들더니 !!”쏘는 시늉을 하고 나서 빙그래 웃으며

이거 정말 개판이군!” 하는 것이었다.

이게 개판이야! 사람 판이지!” 라고 대꾸해주고 나서, 로리는 만일 마지막 유언이라도-’ 하고 묻는 다면 꼭 전해달라고 부탁하려던 말 한마디를 흘리면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말았다.

- 사랑하는 메리여! 우리의 새낄랑은 낳지 말아다오! 개만도 못한 사람들이 판치는 세상에 개새끼로 태어나 무엇 하겠는가? 내 그대를 진정으로 사랑했노라-

끝.

▶양동일 작가소개(프로필 순천중고 졸업,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 졸업, 재미 문인협회 회원, )재미꽁뜨작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