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대신 그림? 기업들 '꼼수'
일부 기업들이 배우를 직접 캐스팅하지 않고 그림으로 대체해 광고를 하는 꼼수를 써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연예인 그림으로 만들어진 광고가 부쩍 늘었다.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스토리부터 말투, 배우까지 모든 것이 매번 화제가 되는 JTBC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인기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이는 배우들의 인기 또한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배우 김서형을 대신해 드라마 속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활용했으며, 카카오헤어샵은 ‘스카이캐슬’ 포스터를 패러디해 이미지를 게재했다.
연령대별 관계없이 시청률 순위에서 전체 1위를 휩쓸고 있을 정도로 큰 화제성을 가진 드라마 속 배우들을 광고에 사용할 시 눈길을 쉽게 끌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오히려 관심보다는 불만을 불러오며, 구매욕을 하락시키는 역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화제가 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속 남성 캐릭터보다 여성 캐릭터의 그림 광고 비중이 더 많아 이는 성차별 이슈로도 이어지고 있다.
평소 카카오를 자주 사용하는 A씨는 “대기업마저 멀쩡히 활동하고 있는 연예인을 두고 좋지 않은 퀄리티의 그림으로 광고를 하는 것을 보고 실망했다. 재미도 없을뿐더러 말하고자 하는 광고 의미도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B씨는 “남자 연예인들은 화제가 되면 직접 광고를 찍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자 연예인은 광고 섭외도 없이 그림으로 대체될 때가 많다. 이런 사소한 일들이 결국 큰 성차별을 불러 온다”고 말했다.
직접적 계약 없이 그림으로 대체된 광고 증가 현상에 대해 온라인광고 전문가는 “SNS 관리는 대기업이 직접 하기보다는 하청업체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계약된 기간 내에 정해진 광고 횟수를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SNS 홍보는 잠깐 쓰는 이미지가 많다. 보통 하루 정도 사용하는 광고에 연예인들과 직접 계약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며 “유료 폰트부터 새로운 이미지, 모델 계약까지 하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그린 그림을 홍보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하루에도 수많은 기업과 상품이 출시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사용자들이 많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을 활용한 마케팅이 증가하면서 광고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광고와 달리 최근 떠오르는 화젯거리를 접목해 만든 광고는 소비자들의 흥미와 눈길을 보다 쉽게 사로잡을 수 있다. 하지만 값싼 가격에 홍보 효과만 보려는 꼼수는 결국 과도한 이미지 소비 속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분위기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김시래 전 제일기획 마케팅 전문가는 "무분별하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격이 되기보다는 제대로 된 광고 시장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