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일 꽁트] 누드모델 필요하세요?③

2018-07-16     양동일 작가

2편에 이어~

그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를 만나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하나? 정아는 심 호흡을 한번 하고 나서 전시장인 화랑의 문을 밀고 들어섰다. 조용한 음악이 은은히 흐르는 실내는 한쪽 벽이 화환으로 꽉 차 있었고 상냥한 아가씨가 그녀에게 팜프렡 한 장을 건네주고 방명록에 싸인을 부탁하며 미소를 띠었다. 군데군데 품위있는 차림으로 그림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느리게 움직였고, 강 화백은 어느 그림 앞에서 낯모를 여인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 있었다. 정아는 사람들 틈에 끼어 그림을 하나하나 보면서 그를 흘끔거렸다.

대형 화폭들은 강열한 색상의 대비가 뚜렷했으며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의 추상에 가까운 그림들이었다. 정아는 몇 않되는 소품 앞에서 걸음을 멈추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정아에 대한 추억

이란 제목의 그림이었다. 난해한 그림의 색상은 온통 청색과 보라색으로 표현되어있었고, 전체적으로 여인의 모습이 어렴풋이 나타나는 그림이었다.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툭 치는 바람에 화들짝 정신이 들어 뒤를 돌아다보았다. 강 화백이 웃고 서 있었다.

안녕 하세요?”

정아는 눈물이 왈칵 쏟아지는 것 같은 음성으로 인사를 하곤 재빨리 전시장을 나와 버렸다. 더 이상 서있을 수가 없었다. 강 화백이 당황한 모습으로 뒤 따라 나왔다.

정아는 자신도 모르게 찔끔 눈물이 배어 나오는 것을 손수건으로 찍어내곤 그를 올려다 보았다.

정아 ! 보고 싶었어! 한번 들려 줘!”

그가 명함 한 장을 건네주었다. 그 다음 날 정아는 아뜨리에를 겸한 오피스텔을 찾아 갔던 것이다.

결혼을 서둘러 해 버렸어요. 오빠가 파리로 떠나고 나서 곧 바로, 그땐 오빠가 미워서 혼났어요.”

미안한 일이로군! 허지만 당시로선 나도 떠나지 않을 수가 없었어!”

재미 있었어요? 외국 생활?”

3편끝. 4편에서 계속~.

▶양동일 작가소개(프로필 순천중고 졸업, 한국외대 영어과 졸업, 홍익대 대학원 미술사학 졸업, 재미 문인협회 회원, 현)재미꽁뜨작가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