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순일 여사. 사진=SPC그룹
고(故) 김순일 여사. 사진=SPC그룹

[뉴스클레임]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모친이자 삼립식품(현 SPC삼립)의 창업주인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의 부인 김순일 여사가 지난 10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100세.

고인은 한국 빵 대중화를 위한 기틀을 다지는 데 기여한 인물입니다. 1923년 황해도 웅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42년 허 명예회장과 결혼 후 1945년부터 허 명예회장과 함께 삼립식품의 전신인 제과점 상미당을 운영했습니다.

고인은 허 명예회장의 인생의 동반자였을 뿐 아니라 회사의 공동 창업자이자 경영 파트너였습니다.

허 명예회장이 제빵 기술로 생산 관리를 담당하면, 고인은 직원 인사와 원재료 구매, 거래처 계약, 예산 집행 등 경영관리 분야를 맡았습니다. "제빵은 손끝에서 남는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고인은 허 명예회장이 1959년 ‘삼립제과공사’를 설립하고 5년 뒤 1964년 일본 동경올림픽 참관을 계기로 한국 최초의 대량생산빵인 ‘삼립 크림빵’을 만드는 과정을 함께했습니다.

삼립식품 창립 이후에도 이사, 감사로 경영에 참여하며 회사의 기틀과 내실을 다지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허 명예회장은 본인의 자서전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에서 "아내를 빼놓고 회사를 거론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할 만큼 역할이 컸다"고 회고했습니다. 

또한 "출발부터 삼립식품을 확고부동한 반석 위에 올려놓기까지에는 아내의 공과 덕이 뒤따랐다"고 말했습니다.

고인의 경영 관리 능력을 놓고도 "아내는 고비마다 몸소 뛰었다. 문제가 생기면 명석한 판단으로 실마리를 풀었고 타고난 재질과 해박한 지식은 경영철학만큼이나 엄정해서 편견이나 선입견을 앞세우는 일이 없었다. 합리적 판단이 필요한 기업의 재무 및 인사 등에 있어서 아내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고 했습니다.

특히 허 명예회장은 자신의 단점을 고인이 늘 보완해줬다며 "아내는 내가 갖지 못한 경영관리 능력으로 회사를 육성해 왔으니 나에게는 행운이었다"고 고마움도 자서전에 담았습니다. 허창성 명예회장은 2003년 8월 별세했습니다.

본래 삼립식품은 장남 허영선 전 회장이, 계열사 샤니는 차남 허영인 회장이 물려받았습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때 경영이 어려워저 삼립식품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이후 2022년 허영인 회장이 삼립식품을 되찾았습니다. 당시 허영인 회장은 부모님 업적으로 이룬 회사로 항상 애착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후 샤니에 인수된 삼립식품은 2003년 8월 허창성 명예회장이 별세한 후 2004년 SPC그룹으로 출범해 지금의 모습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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