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9·4 공교육 멈춤의 날 및 전국 추모집회'. 사진=김성훈 기자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9·4 공교육 멈춤의 날 및 전국 추모집회'. 사진=김성훈 기자

[뉴스클레임]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은 '검은 물결'로 가득했다.

이날 국회 앞에서는 지난 7월 숨진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고 교권 회복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추모 집회에 참여한 교사, 시민들은 검저액 옷을 맞춰 입고, 손에는 '진상규명이 추모다'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거리로, 국회 앞으로 나선 교사들은 동료 교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과 함께 5개 교원단체가 지난달 교육부에 전달한 '국회 입법 요구안'을 촉구했다.

이 요구안은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가 아동학대 범죄로 처벌받지 않도록 하고,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을 교육청에 배치하는 조항을 초·중등교육법에 신설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다.

이와 함께 ▲교사 사망 진상규명 ▲교원보호 합의안 의결 ▲안전하고 존중받는 교육환경 조성 등을 요구했다. 

이날 고 서이초 교사의 어머니는 오디오로 낭독된 편지를 통해 "좀 더 잘해주지 못하고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편지에는 "너는 지금까지 충분히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네가 너무 많은 기쁨과 장녀로서 든든함을 주었기에 하늘에서 일찍 데려가시나보다. 너무 아쉽고 서운하지만,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니 이제는 마음 편히 쉬어라"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재 휴직 중이라는 한 교사는 "저는 극단적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이초 선생님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극단적 상황에 놓였던 것"이라며 "고인에 대한 진정한 추모는 진상규명"이라고 말했다.

20년차 초등학교 교사는 "지금의 교육 환경은 선생님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수동적으로 진행되게 하려는 데 이르렀다. 불합리한 제도와 동료 간의 불편한 관계는 우리를 무능을 강요하고 무기력하게 만들었다"면서 "학생들과 서로 즐겁고 행복하고 안전한 교육환경을 원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고 서이초 교사의 어머니 편지 전문.

사랑하는 내 딸아, 너는 지금까지 충분한 자랑스러운 딸이었다. 

네가 너무 많은 기쁨과, 장녀로서 든든함을 주었기에 하늘에서 일찍 데려가시나보다.

너무 아쉽고 서운하지만,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니 이제는 마음 편히 쉬어라.

사실 처음에는 이 사건이 알려진 게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었고, 언론화가 되는 것이 더 힘겹기도 했단다. 너를 잃은 게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고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죄인이 된 것 같아 나설 힘이 없었다.

앞으로 너를 볼 수 없다는 사실에 하염없이 눈물만 흐르고 네 빈자리를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지만, 그럼에도 진실찾기에 신경을 써서 그렇게 떠나야만 했던 너의 한을 꼭 풀어주고 싶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전국의 선생님들이 너에게 보내준 추모화환에 보답하는 길이고, 추락할 대로 추락한 교권과, 떨어질 대로 떨어진 교권의 사기 진작에 대한 조그마한 희망의 불씨이며 작은 위로라고 생각한다.

너를 떠나보내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직도 막막하지만, 네가 마음 아파하면 안 되니 엄마, 아빠는 슬퍼도 꾸욱 참으며 견뎌볼게.

마지막까지 네가 최선을 다해 성실히 살았다는 걸 꼭 보여줄게.

좀 더 잘해주지 못하고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하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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