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객원위원
김동현 객원위원

[뉴스클레임]

아웃백의 런치세트는 공전의 히트 상품이다. 단품으로 시키는 것보다 값이 싸고 다양하게 레스토랑의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햄버거도 감자튀김과 콜라는 으레 같이 먹는다. 햄버거를 단품으로 먹는 이들은 주위에서 찾기 힘들다. 외식업에서 세트메뉴가 가지는 힘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강력하다. 세트메뉴 하나만 잘 만들어도 그 브랜드는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하지만 외식 창업자가 세트메뉴 만들 때 분명 주의할 사항은 존재한다.

세트메뉴 구성에 고민이 많은 사장님이 많다. 세트메뉴라고 반드시 금액 할인에 시선을 맞추지 말아야 한다. 손님이 같이 먹으면 좋을 음식들을 고르지 못할 때 그 부분을 도와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만 원짜리 메뉴와 5천원 짜리 메뉴를 세트로 묶으면서 꼭 1만4000원 정도에 판매해도 된다. 다만 금액 할인의 취지 보다는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는 메뉴를 추천한다는 취지여야 한다. 정말 맛있는 메뉴인데 손님들이 맛을 알지 못해 시키지 않는 것들을 세트로 묶으면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된다.

요즘은 혼밥과 혼술을 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니 이들을 겨냥한 세트메뉴를 개발하는 것 역시 당연해졌다. 여기서 조언 할 점은 혼밥과 혼술을 하는 이들에 맞게 세트 메뉴를 만들되, 기존 메뉴보다 양을 줄이고 그들에게 다양한 맛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메뉴를 ‘샘플러’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술 역시 마찬가지로 500cc잔만 구비하지 말고 180cc, 200cc 잔을 구비해 그들이 다양한 주종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세트메뉴를 너무 많이 만들어 놓으면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실험도 존재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과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자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가지 실험을 했다. 고급 슈퍼마켓에 잼 코너를 만들고 잼을 시식한 소비자들에게 1달러의 할인쿠폰을 준 것이다. 잼 코너에 24개의 잼이 있을 때와 6개의 잼이 있을 때를 두고 이를 비교 한 것이다. 우선 24개의 잼이 비치되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1인당 시식한 잼의 개수 차이는 6개일 때와 24개일 때 간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24개의 잼을 보고 시식한 소비자들의 구매확률은 6개의 잼을 본 소비자들의 구매확률의 1/10에 불과했다.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했을 때 소비자들은 더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는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아무리 훌륭한 선택을 내렸더라도 그 선택에 상대적으로 덜 만족하는 현상이 생긴다. 그 선택을 위해 포기한 것이 많으니 포기의 가치가 높아져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소비자가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명확하게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거기부정(擧棋不定)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바둑을 두는 데 포석 할 자리를 결정 하지 않고 둔다면 한 집도 이기기 어렵다는 뜻으로, 사물을 명확한 방침이나 계획을 갖지 않고 대함을 의미한다. 외식 창업자가 세트메뉴를 만들 때는 거기부정 하지 말고 손님에게 명확한 맛의 길을 안내해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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