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투기 원인을 제대로 차단하려면 토지공개념에 입각한 불로소득 환수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종교계와 학계, 청년단체, 노동조합, 주거시민연구단체 등은 20일 오전10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토지초과이득세 도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법 제도에서 개발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이 존재하지만 이는 개발구역 안에서 발생하는 초과 지가상승분에 대해서만 환수가 가능해 부동산 투기를 사전예방하는 것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계를 극복하고자, 이들은 이날 토지공개념 실현을 위한 토지초과이득세 도입 촉구 시민사회 선언도 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이미 90년대 초반 3년 마다 유휴토지의 지가를 조사해 정상지가상승분 대비 초과 지가상승분에 대해 누진 세율을 적용해 투기이익을 환수하는 토지초과이득세(이하 토초세)가 운영된 적이 있다. 현재와 같이 부동산 투기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IMF 경제위기 직후 경기활성화를 이유로 폐지됐던 토지초과이득세법의 부활이 필요하다.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LH 사태가 부동산 관련한 공직자들의 접근을 제한하는 일련의 법제개정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이나 그래서는 안 된다"며 "공공재인 토지 등을 통한 부의 축적에 강력한 과세가 이뤄지지 않으면, 부동산 투기는 근절될 수 없고 자산 불평등의 심화는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원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국민 분노가 공직자의 불법, 불공정 투기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것에 머물 수 없다"며 "투기공화국이 초래한 토지·주택 불평등은 자산불평등 심화와 집값·전월세가 폭등 등 주거불안을 심화시켜, 공동체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서 토초세법의 도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공정과 청년이 바늘과 실처럼 엮여 다니며 누군가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에 소비되고 있는 요즘임. 정녕 공정을 되찾고 싶다면, 진정으로 공평하고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하고 싶다면, 모두에게 땅과 집에 대한 권리가 있다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의 가장 핵심인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는 것이 대전환의 핵심적 과제이자 촛불 항쟁의 시대적 요구"라며 "부동산이 투기와 불로소득의 수단이 되지 않도록 근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참여연대가 폭로한 LH사태는 집단 범죄 수준으로 이러한 일들이 벌어져 왔다는 것을 알렸고 이는 모든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기에 충분했다"며 "토초세 등 토지투기를 뿌리뽑을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사람들이 사는 안락한 토대이어야 할 부동산이 국민의 삶과 공동체를 위협하는 요소가 돼버렸다"며 "토지공개념을 명확히 세우고 부동산에서 투기의 싹이 자라나지 않도록 땅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언 참여 단체 및 개인 명단
학계(43명)=강명숙(배재대), 강우성(서울대), 김 균(고려대), 김동춘(성공회대), 김용창(서울대), 김일규(강원대), 김정인(춘천교대), 김종서(배재대), 김준일(목원대), 김진방(인하대), 김진석(서울여대), 김태동(성균관대), 나원준(경북대), 남기정(서울대), 문병호(강원대), 박배균(서울대), 박병욱(제주대), 박양진(충남대), 박진도(충남대), 반영운(충북대), 신승근(한국산업기술대), 안현효(대구대), 오길영(충남대), 오종석(경북대), 윤홍식(인하대), 이나영(중앙대), 이병천(강원대), 이성재(충북대), 이우진(고려대), 임재만(세종대), 임재홍(한국방송통신대), 전강수(대구가톨릭대), 정세은(충남대), 정태석(건국대), 조돈문(가톨릭대), 조복현(한밭대), 주병기(서울대), 진영종(성공회대), 천정환(성균관대), 최관호(순천대), 최한미(신경대), 하태훈(고려대), 한상희(건국대)
청년단체=민달팽이유니온(위원장 지수),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대표 문유진)
주거⋅시민⋅연구단체=나눔과미래(대표 송경용 신부), 내가만드는복지국가(공동대표 김종명⋅기현주), 노년유니온(사무처장 고현종),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위원장 김태근),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상임공동의장 김진석), (사)주거연합(이사 유영우),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원장 진남영), 서울세입자협회(대표 박동수), 서울주거복지센터협의회(공동대표 김선미⋅박정엽), 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대표 이명묵), 주거권네트워크, 지식인선언네트워크(공동대표 이병천⋅조돈문), 집걱정없는세상(대표 최창우), 참여연대(공동대표 진영종⋅하태훈), 토지+자유연구소(소장 남기업, 부소장 이태경), 토지정책학회(대표 반영운), 한국도시연구소(이사장 최병두, 소장 최은영)
노동조합=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양경수),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위원장 현정희), 한국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김동명)
종교계=광야에서(대표 신동일), 기독인연대(대표 윤영수),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지몽), 옥바라지선교센터(운영위원장 김표정, 사무국장 이종건), 원불교 인권위원회(교무 강현욱), 천주교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위원장 나충열 신부), 희년함께(상임대표 이성영, 공동대표 남기업⋅방인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