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소속 변호사 1명
고영인 의원 “수사받는 발달장애인 법률지원 전무”

[뉴스클레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는 돌풍에 가까웠다. 자펙 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이 대한민국의 대형 로펌에서 어려운 사건들을 해결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드라마의 인기는 장애인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을 응원하는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장애 인식 개선 등의 긍정적인 반향은 오래가지 못했고, 장애인을 억압하는 불평등한 구조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형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자폐증 동생이 우영우의 도움으로 억울함을 풀었지만, 현실에선 발달장애인이 수사단계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법률지원 대책도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이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발달장애인이 가해자가 된 경우 이뤄진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법률상담‧지원 건수는 지난 2018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411건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28건이 집계돼 올해에도 400건에 육박할 추세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지역 발달장애인지원센터 16곳에서 상근하며 법률지원을 담당하는 변호사는 단 1명뿐이다. 그마저도 중앙장애아동·발달장애인지원센터에 편성된 변호사 2명을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국선 변호인 선임이 가능한 범죄 피해자 지원이나 공판단계에서의 피고인 지원과 달리 특별한 대책이 없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수사단계 법률지원 공백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과잉 행동의 특징을 지닌 발달장애인들의 행동은 간혹 상대방에 대한 위협으로 오인되곤 하는데, 이런 특수성을 수사기관에 설명하고 발달장애인의 행위를 소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변호인의 조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고영인 의원은 “전문성을 갖춘 변호인이 발달장애인이 피의자가 된 경우 수사단계부터 참여하는 것이 절실하나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변호사 직접 채용을 단기간에 늘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운영 중인 국선 변호인 풀(POOL) 제도를 참조해 발달장애인과 뜻있는 변호사들을 매칭시키는 방식 등 법률지원 시스템에 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