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민중공동행동과 시민단체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적폐청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기천 기자
12일 민중공동행동과 시민단체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적폐청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기천 기자

박근혜를 석방하라는 보수 태극기집회에 대응해 진보단체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2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서 호칭을 뺀 박근혜 씨로 부르며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 투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중공동행동은 12일 오후1시 서울 광화문광장 옆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문재인정부에 적폐청산을 강력히 요구했다.

민중공동행동은 "소수의견들은 더 묵살되고, 차별은 더 심해졌다. 이재용은 석방됐고, 재벌체제는 더 견고해졌다"며 "반대로 농민과 철거민, 노점, 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현안으로 떠올라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한마디로 촛불집회로 다시 태어난 정부가 2년이 지난 시점에 해놓은 게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박근혜 씨 파면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문제의 불씨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잔불을 일으키고 있다"며 "더 이상 잔불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기대를 저버린 뒤엔 실망과 분노만 있을 뿐이다"고 경고했다.

12일 민중공동행동과 시민단체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적폐청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기천 기자
12일 민중공동행동과 시민단체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적폐청산을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기천 기자

이어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폐기했고, 노동시간 관련 OECD 국가 중 최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이 땅의 노동자들에게 과로사와 산재로부터 해방되게 해준다는 공약도 폐기했다"며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인 ILO핵심협약 비준을 못하고 있다. 다시 민중의 힘으로 채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농민을 위한 사업들이 역주행하고, 반대로 재벌과 기업을 위한 사업은 정주행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바로 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는 "재개발로 철거민들이 엄동설한에 내몰려 신변을 비관해 자살하는 일들이 부지기수"라며 "거리 노점상들의 장사까지 정부가 나서서 막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모를 정도"라고 비판했다.

각 단체 대표들의 발언에 민중공동행동은 "민주주의 후퇴는 문재인정부도 마찬가지다. 이제 더 이상 물러나지 않겠다"며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통해 다시 촛불 민의를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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