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길여 나와!"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의 외침이다. 이길여는 가천대길병원 설립자 이름이다.
가천대길병원은 설립 60년 만에 처음으로 병원 노조원들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참가인원만 3000여명이 넘는 대규모 파업이다. 파업의 이유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 및 적정임금, 인사시스템 개선이다. 그간 이곳 노동자들은 병원 경영진들에게 상당한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이상 당하고 살 순 없다는 게 이번 파업의 이유다.
18일 오후 5시경 가천대길병원 노조는 병원 경영진에 전면 파업을 선포하고 19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에 따르면 가천대길병원은 인천 역사의 산 증거이자 신화다. 1958년 이길여 산부인과로 개원해 1400 병상을 갖춘 병상 수 가준 Big5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성장의 배경에는 이곳 병원 노동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노동자들의 헌신에 비해 병원은 노동자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가천대길병원 노조는 최근에 설립됐고,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아 1000여명의 노조원들 확보했다. 노조 관계자는 "처음 30명으로 시작된 새노조는 설립 1주일 만에 1052명으로 늘어났고 현재는 145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조조가 성장하기까지 순탄한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설립 초기 중간관리자들이 가입 운동을 방해하고 새노조 임원의 퇴근길을 미행하기까지 했다. 이러한 부당노동행위는 파업 초읽기에 들어가자 곳곳에서 횡행했다. 특히 노조는 직원들이 떠나는 병원이 아니라 남는 병원, 그리하여 환자에게 질 높은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기 위하여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인력을 충원하자고 경영진에 진정했지만 매번 무시당해다. 그 어떤 소통도 없었다. 체계 없는 임금, 인사시스템을 바로잡자는 소망을 외면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해서 평등한 일터를 만들자는 염원도 외면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급기야 노조는 총파업을 선언하고 설립자 이길여 여사가 이 모든 문제를 풀어주길 원하고 있다.
뉴스클레임은 총파업 사태에 대한 가천대길병원 입장을 듣기 위해 병원 관계자와 몇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가천대길병원 홍보팀 관계자는 "파업에 대한 그 어떤 입장도 현재는 나오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병원 내 노동자들의 호소를 그 어떤 창구도로 소통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가천대길병원의 불통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도 합세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길여 가천대길병원 설립자의 이름이 3천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과 인천시민에게 따뜻한 온기가 될 것인지 아니면 차가운 냉기가 될 것인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며 "설립자가 직접 나서 현재의 가천대길병원 파업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