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오전3시께 유성기업 해고노동자 박문열씨가 사망했다. 향년 43세. 슬하에 4세와 6세 자녀 둘을 뒀다.사인은 지주막하출혈(뇌출혈)이다. 고인은 지난 27일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곧바로 단국대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압이 너무 높아 수술이 어려운 상태였고 이틀 후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다.
고인은 금속노조 유성기업아산지회 조합원으로 노조는 고인의 사망에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고인은 노조에서 대의원을 맡아 투쟁의 선두에 서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과거 인천공장에서 근무할 때는 현장에서 민주노조의 명맥을 유지하기 위해 온몸으로 저항했던 투사였다. 투사를 쓰러뜨린 것은 회사의 극악한 탄압이다. 일어서면 일어섰다고 징계하고, 앉으면 앉았다고 해고하는, 숨도 못 쉬게 만드는 공장 분위기는 건장한 조합원들의 정신건강을 심각하게 해쳤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 같은 노조의 성명을 뒤받침하는 근거는 유성기업 조합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통해 본 건강실태다. 당시 대상자 30%가 중증 우울장애 고위험군으로 판정받았다. 지난해에는 불과 30일 사이 조합원 3명이 공장과 거리에서 쓰러졌다. 정신적인 위험이 신체의 위험으로 번지고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한편 유성기업 측은 고인의 사망에 대해 애도는 표하지만, 과로 때문에 사망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업무연관성이 판단되면 유족에게 보상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동계는 이 같은 유성기업의 대응에 대해 "고인의 사망 앞에 원칙만 고수하는 회사"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