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16시간 조사 후 22일 재소환… 물적 증거 앞에 태세 전환

[뉴스클레임]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22일 오전 9시 30분 재차 소환했다. 한 전 총리는 앞선 조사에서 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문을 받았다고 기존 진술을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 "기억 없다"던 입장 180도 바뀌어
한 전 총리는 그동안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문을 받은 기억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해왔다. 한 전 총리는 윤석열 탄핵심판정에서도 "그 자리에서 받지 않았으면 받을 수 없는 문건"이라면서도 "언제 어떻게 그걸 받았는지는 정말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월 2일 첫 특검 조사에서도 같은 입장을 유지했던 한 전 총리는 19일 특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문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비상계엄 8개월이 지나서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선포문을 받았다고 인정한 것이다.
■ 16시간 조사 후 "추가 조사 불가피"
특검팀은 19일 오전 9시 30분부터 20일 오전 1시 50분까지 약 16시간 20분 동안 한 전 총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박지영 특검보는 20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전날 특검에서 조사했던 사항이 마무리되지 않아 추가 조사가 불가피해 소환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비상계엄 방조·가담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주요 수사 내용은 비상계엄 전후 국무회의 상황과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 경위 등이다.
■ 민주당 "8개월간 대국민 사기극"
더불어민주당은 한 전 총리의 진술 번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구속이 가까워지자 거짓말을 인정했다"며 "8개월 동안 모르쇠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대국민 사기극이 마침내 드러났다"고 말했다.
백 원내대변인은 "한덕수 전 총리는 내란 공범임을 감추려 대선에 출마한 것이 분명해졌다"며 "부역자 한덕수의 이름은 국민과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한 전 총리가 50년 공직자의 명예를 포기하고 윤석열-김건희의 국정농단을 눈감아 주며 특검을 거부했고, 불법 계엄과 내란을 방조하고 가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의 부역자 한덕수는 국민께 사죄하고 불법 계엄과 내란을 방조하고 가담한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의혹도 수사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12·3 비상계엄 이후 뒤늦게 작성된 이른바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이 문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결재했으나 한 전 총리의 요청으로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계엄 해제 이후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서명하는 등 한 전 총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국정 2인자였던 총리가 계엄 선포 과정에 얼마나 깊이 관여했는지에 따라 내란 공모 구조의 범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 계엄 수사 확산… 핵심 인물 집중 조사
특검팀은 한 전 총리 외에도 계엄 관련 핵심 인물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당시 국무위원들과 군 간부들이 차례로 소환되면서 12·3 비상계엄의 전모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에 대한 이날 조사를 마친 후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