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민 권한대행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지 못해"
강미숙 "피해자 의견 묻지 않은 전격 사퇴, 폭력적 결정"

[뉴스클레임]
조국혁신당 내 성 비위 사건 피해자 대리인 강미숙 여성위원회 고문이 당 지도부 전원 사퇴 결정에 대해 “폭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그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을) 떠나는 피해자들은 어떻게 보면 내가 먹던 우물에 침 뱉고 떠난 꼴이 돼버렸다”며 “피해자들에게 ‘그러면 무엇을 원하십니까’ 묻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이 드는데, 여전히 우리한테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저는 아무런 연락도 못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해자들의 의견과 요구 없이 이뤄진 전격적 사퇴가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강미숙 고문과 강미정 전 대변인 등 피해자들은 당내에서 지속적으로 성 비위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고 비판해왔다.
강미정 전 대변인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지라고 믿었던 이들의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을 마주했으나 당은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윤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가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구성돼 외부 조사기구 설치 요구가 한 달 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그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내 성 비위 사건은 지난해 7월부터 약 10개월간 특정 당직자에 의한 지속적 성추행 피해가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핵심 당직자들이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당 윤리위원회가 이 중 가해자 1명을 제명하고 또 다른 핵심 당직자에게는 1년간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으나, 피해자들은 당의 보호 및 지원 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한 피해자는 직장 내 괴롭힘에 가담했던 이를 녹음했다는 이유로 감봉 4개월 징계를 받고 탈당하는 일도 있었다. 피해자 규모는 최소 10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 지도부는 전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격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가해자에 대한 관용 없는 처벌과 온전한 피해 회복을 위해 저와 최고위원 전원을 포함한 지도부가 물러난다”며 “대응 미숙으로 동지들을 잃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권한대행으로서 절차와 원칙만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 법적인 절차를 뛰어넘어 마음의 상처까지 보듬지 못했다"며 더 과감한 조치를 해야 했지만 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함께 사퇴한 황명필, 이해민, 차규근 최고위원과 황현선 사무총장 등 핵심 당직자들도 성 비위 사건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국혁신당은 11월 전당대회 전까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