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란특검 반발하며 시정연설 보이콧·검은 마스크 침묵시위
이재명 대통령, 절반 빈 본회의장 속 22분 연설

4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사진=국민의힘
4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항의하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사진=국민의힘

[뉴스클레임]

4일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이 제1야당 국민의힘의 집단 불참으로 본회의 절반만 채워진 채 진행됐다. 

이날 국민의힘은 내란특검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격렬히 반발하며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검은 마스크와 어두운 정장 차림으로 침묵시위에 나섰다. 지도부는 ‘근조 자유민주주의’가 적힌 손팻말을, 일부 의원은 ‘야당탄압 불법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이 대통령이 로텐더홀 입구에 도착했을 때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범죄자 왔다 범죄자", "X져라", "재판받으세요" 등 거센 고성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지만 "웃지 마", "악수하지 말고 그냥 가세요"라는 외침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연단에 올라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인사를 건넨 뒤 빈 국민의힘 의석을 바라보며 “좀 허전하군요”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22분간 이어진 연설 동안 민주당 의원들은 33차례 박수로 호응했다. 

이 대통령은 “비록 여야 간 입장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연설을 마친 후엔 도열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정권의 치졸한 야당탄압 정치보복과 특검의 야당 말살 내란 몰이 목적의 무리한 정치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는 “이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야당을 존중하기는커녕 아예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면 야당도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존중할 수 없다”면서 “야당의 전직 대통령 후보, 비대위원장, 원내대표에 대한 정치보복성 수사로 국민의힘을 부정하고 500만 당원동지를 모독하는 부분에 대해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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