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대한항공),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의...범현대가 항공사업 도전 물건너가

30여년간 양강 구도를 이뤄온 대한민국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나아항공이 전격 통합키로 하면서 한국에 '세계 7위권 초대형 항공사' 그룹이 탄생하게 된다.
마치 20여년 전 IMF 외환위기와 맞물려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5위권의 자동차 거대 그룹으로 도약한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16일 대한항공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아시아나항공의 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감시를 강화하면서 양사 통합에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산업은행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에 80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업종인 항공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양사 통합으로 노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비용을 절감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위기 속에서 경영 정상화를 이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항공업황이 살아나게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두 FSC(대형항공사)의 LCC(저비용 항공사) 자회사인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도 인수 후 단계적으로 통합하 나갈 방침이다. 앞으로 현대차그룹 처럼 컨트롤 타워를 두고 두 항공 브랜드 사업부가 개별적으로 경쟁하며 운영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반대편에 선 사모펀드 KCGI 등의 반대 등 거쳐야할 관문도 남아있긴 하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해 IMF 외환위기 이후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해 글로벌 5대 완성차 그룹으로 거듭난 것처럼 '포스토 코로나 시대' 항공에서도 통합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올들어 코로나 복병을 만나며 주춤해하다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모빌리티 종합그룹'을 지향하며 미래에셋대우 등과 컨소시엄을 짜 지난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된바 있다. 건설 기업이지만 선친인 '포니정' 고 정세영 명예회장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아직 항공업에 뛰어든 적 없는 '범 현대가'도 지원 사격에 나서겠다는 움직임도 보였었다. 하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올들어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항공업이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가자 '원점 재검토'를 요청하며 연기해 오다 결국 지난 9월 공식 무산됐다. 현재 관련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 13일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이 제기한 질권소멸통지 등 청구소송의 소장을 송달받았다"며 "이에 대해 법적인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당사의 권리 및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향후 법적인 대응에 있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폭 넓은 검토를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