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리아 측 “제보영상 조작 정황 발견…경찰에 수사 의뢰”
식약처 “식품위생법 위반사항 적발, 행정처분 요청”
한국소비자연맹 등 “던킨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

반죽에 떨어진 기름때의 기름. 사진=정의당 강은미 의원
반죽에 떨어진 기름때의 기름. 사진=정의당 강은미 의원

[클레임현장=김동길 기자] ‘던킨도너츠’ 제조 공장을 둘러싼 논란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비알코리아는 “제보영상이 조작됐다”라고 주장한 반면, 식약처는 “불시 현장점검을 통해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조작이 아니다”라는 공익제보자의 주장까지 이어지면서 진실 공방도 더해질 전망이다.

최근 KBS는 경기도 안양에 있는 던킨의 생산 공장에서 반죽에 재료 외에 다른 누런 물질이 떨어져 있는 등 위생 문제를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도넛을 기름에 튀기는 기계와 시럽 그릇 안쪽 등에서 검은색 물질이 장갑에 묻어 나오는 장면도 공개됐다.

제보자는 영상의 누런 물질을 환기장치에 맺혀있던 방울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설비에 대한 세척이 오랜 기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측은 “환기장치를 매일 청소하는데 누군가 의도적으로 청소를 안 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안양공장 위생 이슈와 관련해 제보영상이 조작됐을 수 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비알코리아는 지난달 30일 “안양공장 위생 이슈와 관련 보도에서 사용된 제보영상에 대한 조작 의심 정황이 발견됐다”며 “공장 내 CCTV를 확인한 결과, 2021년 7월 28일 한 현장 직원이 아무도 없는 라인에서 ‘펜(pen)’형 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하는 모습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직원은 설비 위에 묻어있는 기름을 고의로 반죽 위로 떨어뜨리려고 시도하고, 반죽에 잘 떨어지도록 고무주걱으로 긁어내는 듯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장면은 보도에서 사용된 영상의 모습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이 직원은 해당 시간대에 해당 라인에서 근무하게 돼있던 직원도 아니다. 30일 오후 해당 영상과 함께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식약처의 입장은 달랐다. 식약처는 지난달 29~30일에 던킨도너츠를 불시에 조사한 결과, 일부 시설이 청결하게 관리되지 않는 등 ‘식품위생법’ 위반사항이 적발돼 관할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했다. 

식약처는 “29~30일 비알코리아 안양공장를 불시 점검, 식품 위생 시준 위반과 식품안전관리 인증기준 준수 여부 등을 조사했다”며 “식품 이송 레일 하부의 비위생 상태가 확인되는 등 일부 식품 등의 위생취급 기준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진행된 'SPC 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앞에서 진행된 'SPC 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

일부 시민단체들은 던킨을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등은 1일 오전 ‘SPC 던킨도너츠 식품위생법 위반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SPC그룹 전체 제조공장에 대한 식약처의 대대적인 특별감독이 이뤄져서 시민 먹거리의 위생상 위험이 없도록 엄중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던킨 비위생 생산 공정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는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 제보 내용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새로운 도넛기기 도입으로 식품 제조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1년 이상 청소하지 않았고, 방치된 상태로 도넛 제조가 지금까지 계속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회사가 만든 도넛이 시민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며 “우리 회사의 생산 환경이 바뀌고 좋은 도넛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부득이하게 공익제보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던킨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한 직원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병적으로 위생 관리하는 곳이 던킨이었는데, 이 같은 논란이 생겨 답답하다"며 "던킨에서 일해 본 알바생이라면 얼마나 내부가 깨끗하게 관리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위생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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